[스포츠 선수 해외 진출]해외 진출의 명암, ‘1392억’ FA 신화 추신수...중도에 꿈 접는 선수도 다수

입력 2014-03-2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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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어리기만 한 선수가 아니다. 류현진(27)에게서 강한 사자의 느낌을 받는다.” 지난해 4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돈 매팅리(53) 감독이 한 말이다. 그는 이날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경기에서 호투를 펼친 류현진에 대해 “마이너리그에서 올라온 신출내기가 아니다”라고 표현했다.

류현진은 마이너리그 출신이 아니다. 그는 국내 프로야구에서 바로 메이저리그로 향한 최초 사례다. 한화 이글스 소속으로 7시즌간 활약한 류현진은 2012년 12월 3600만 달러(약 385억5240만원)에 다저스와 계약해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반면 또 한 명의 대형 메이저리거 추신수(32ㆍ텍사스 레인저스)는 류현진과는 조금 다른 길을 걸었다. 현재는 자타공인 메이저리그 정상급 톱타자지만 과정은 쉽지 않았다. 2000년 미국에 진출한 추신수는 루키 리그에서 시작해 2005년에야 처음 메이저리그를 밟았다. 7년간 1억3000만 달러(약 1392억1700만원)를 받는 지금의 추신수가 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꼭 13년이다. 그나마 추신수는 마이너리그부터 단계를 밟아 성공했지만 이마저도 모두가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정성기(35)는 2002년 6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계약금 24만 달러(2억5677만원)에 계약해 미국에 진출했다. 2007년과 2008년 더블A에서 활약했지만 안타깝게도 메이저리그를 밟진 못했다. 정성기처럼 메이저리그로 올라가지 못하고 마이너리그에 잔류한 한국 선수는 총 15명(더블A 6명, 트리플A 9명)이다. 그래도 현재 트리플A에서 활약하는 이학주(24ㆍ탬파베이 레이스), 하재훈(24ㆍ시카고 컵스), 최지만(23ㆍ시애틀 매리너스) 등은 메이저리그 승격 가능성이 남아 있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축구선수 역시 한 번쯤은 박지성을 꿈꾸며 해외 진출을 타진한다. 하지만 명문 구단의 주축 선수로 성장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국가대표급 선수가 더 큰 무대에서 활약하기 위해 해외로 진출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다른 경우도 있다.

축구 에이전트로 활동 중인 리젠트 에이전시 유영균 대표는 “보통 축구를 계속하고 싶어도 원하는 팀이 없어 뛰지 못하는 친구들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해외로 나가기도 한다”고 언급하며 “국내 2부리그 팀에서도 선발되지 못한 선수가 유럽에서 성공하는 경우도 있다. 외국은 학연ㆍ지연이 아닌, 입단테스트만으로 선발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기회라는 절실함이 선수에게 힘을 주는 것 같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2009년 고등학교를 졸업해 촉망받던 유망주였던 정지수(25)는 부산 아이파크에 입단했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한계를 느낀 그는 내셔널리그 용인시청으로 옮긴 후 해외로 눈을 돌렸다. 입단 테스트를 위해 포르투갈로 넘어간 그는 3부리그 아틀레티코 헤겡구스(Atletico Reguengos)에서의 첫 연습경기에서 7골을 기록, 단번에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후 태국으로 넘어가 2부리그에서 활약하던 그는 한국 선수 최초로 1부 리그(파타야 유나이티드)로 이적해 주전으로 뛰었다. 지난해 7월 서울 유나이티드에 복귀한 그는 현재 군 입대를 앞두고 있다. 그가 다양한 국가에서 활동한 이유는 단 한 가지다. 축구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적 과정에서 연봉이 큰 폭으로 오르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는 몸 담았던 팀에서 주전 선수가 됐다.

힘들게 해외 진출에 성공했지만 가서 적응하기도 쉽지 않다. 유 대표는 “통역이 따로 있지 않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힘들다”며 “그러다 보니 같은 실력이라면 의사소통이 되는 자국 선수 위주로 출장시킨다. 그 과정에서 한국선수로서 한계를 많이 느낀다”고 해외 진출 선수들의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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