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한 기쁨’ 추상미 “삶에 대한 성찰… 이런 작품 늘어야죠” (인터뷰)

입력 2014-02-14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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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연극무대 서는 배우 추상미

▲10일 연극 '은밀한 기쁨' 프레스콜에서 추상미(사진=최유진 기자 strongman55@)

“대학로에 정통 연극이 계속 필요하죠.”

배우 추상미가 영국의 극작가 데이빗 해어의 대표작 ‘은밀한 기쁨’(연출 김광보)으로 5년 만에 연극무대에 돌아왔다. 1994년 연극 ‘로리타’로 데뷔한 그녀는 1996년 백상예술대상 연극 부문 신인상을 탄 이력을 갖고 있다. 아울러 추상미가 1970년, 1980년대 국내 연극계를 대표하는 배우 추송웅의 딸인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이처럼 연극에 남다른 애착을 가진 추상미는 이번 작품과 관련해 “상업적이거나 오락적인 작품보다 인간의 삶을 진실하게 성찰하고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상업성과 무관하게 대학로에 이런 작품이 많이 유지돼야 해요”라고 소신을 밝혔다.

그녀가 선택한 ‘은밀한 기쁨’은 표면적으로는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한 한 가정의 파괴를 그렸다. 그 속에서 추상미는 죽은 아버지가 품고 살았던 가치관을 지켜나가기 위해 친언니, 약혼남과 갈등을 겪으면서도 처치 곤란한 아버지의 철부지 후처를 묵묵히 떠안는 둘째 딸 이사벨을 연기한다.

▲10일 연극 '은밀한 기쁨' 프레스콜에서 추상미(사진=최유진 기자 strongman55@)

100분의 상연 시간 동안 추상미는 이따금씩 분노를 표출하기도 하지만, 자신들의 논리만을 앞세우는 가족 앞에서 최대한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는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이미 작품을 만난 관객으로부터 이사벨 캐릭터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평도 쏟아졌다.

“저 역시 대본이 어려워요. 미국에서 이 작품이 상연됐을 때도 이사벨 캐릭터의 답답함에 의문이 쏟아졌죠. 사실 그녀는 겉으로 우유부단해 보이지만 그렇지 않아요. 현대사회에서 볼 수 없는 이런 인물을 표현한다는 게 많이 힘들긴 하지만, 그녀가 타인의 압박에 똑같이 대응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자신만의 소신이 있었다고 해석해요.”

지난 2007년 뮤지컬 배우 이석준과 결혼해 2011년 12월 득남 소식을 알린 추상미에게는 연기 변화도 감지됐다. “세상을 보는 시각이나 사람들을 보는 마음에 변화가 있는 것 같아요. 아이를 갖고 나서 사람들의 처지나 상황이 이해가 되고, 캐릭터를 대할 때도 연민의 마음을 갖게 되는 변화가 생겼지요.”

결국 약혼남에 의해 총을 맞고 쓰러져 버리고 마는 이사벨의 죽음은 목숨을 다한 카톨릭 수녀가 하나님과 만나는 접점의 순간을 뜻하는 말인 ‘은밀한 기쁨’과 상통한다. ‘은밀한 기쁨’을 맛 본 추상미의 연기관은 더욱 농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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