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나쁜 갑’의 이유있는 항변 - 이다람 산업부 기자

입력 2014-01-10 10:52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백화점 수수료는 보통 30%대다. 100만원짜리 코트 한 벌에 수수료가 30만원이나 붙는다니, 사회는 분노한다. 참 나쁜 ‘갑’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백화점 업계 사람들은 억울하다고 입을 모은다. ‘수수료’로 뭉뚱그려진 이름 안에 임대료, 사은행사 등 마케팅비용, 세금, 전기료, 관리비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는 점은 거론되지 않는다는 항변이다. 실제로 백화점 업계 평균 이익률은 5%에도 못 미친다.

단독 점포 대신 백화점에 입점한 ‘을’의 선택 역시 비용과 효용을 계산한 결과다. 스스로 점포를 구해 고객을 모으는 비용보다 백화점 수수료가 적어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으니 입점 계약을 맺었을 터다.

특히 백화점은 수수료를 매출액에서 일정 비율로 가져가기 때문에, 입점업체는 매출이 적을 경우 수수료도 그만큼 줄어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반면 백화점은 수수료 수입이 줄더라도 기본적인 판매 관리비를 계속 지출해야 하므로 상대적으로 입점업체보다 더 큰 위험을 떠안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정거래위원회의 수수료 인하 압박은 꾸준히 백화점을 향하고 있다. 투자 여력을 고려한다면 현재 이익률 5%는 그야말로 빠듯한 수준이라는 업계 비명이 엄살로만 들리는 것일까.

상생 이슈가 한참 뜨겁던 편의점에서도 가맹본부에 만족하는 점주들의 목소리는 수면 밑에 있었다. ‘재고율 50%’라는 손가락질을 받으면서, ‘도시락 2개를 발주해 1개를 팔지 못한 것’이라는 상황을 설명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던 편의점 업계 사람들 역시 속상했던 마음은 마찬가지다.

경제민주화는 반드시 추진해야 할 과제이고, 갑의 횡포는 당연히 사라져야 한다. 그러나 잘못된 방향으로 난 길은 아무리 열심히 달려도 목적지로 데려다주지 않는다. 백화점 수수료를 끌어내린다고 경제 정의가 실현되지 않는 이유다. 공공의 적을 만들어 윽박지르는 불통보다, 시스템을 찬찬히 뜯어보는 소통이 아쉽다. 언제까지 갑은 절대악으로만 남아야 하나.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복잡해진 일본 면세?…환급 방법 총정리 [이슈크래커]
  • 잘 먹고 잘 쉬는 법을 쇼핑하다…올리브베러 성수의 ‘웰니스 제안’ [르포]
  • 미국 플로리다서 소형 제트기 추락⋯탑승자 9명 전원 사망
  • 국내 골프 인구 2년 새 43만명 감소, 평일 라운드는 62.2%
  • 李대통령, 국회서 ‘821조 예산’ 설명…민생·미래성장에 방점
  • 양천구 신정4동 922번지 일대 재개발⋯최고 25층·2170가구 조성
  • 비만약 확산에 식품 소비도 바뀐다…수산식품 ‘소량·고영양’ 승부
  • 코스피, 美 반도체 폭락에 1%대 하락 출발…삼성전자ㆍSK하이닉스 동반약세
  • 오늘의 상승종목

  • 11.02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04,174,000
    • +0.05%
    • 이더리움
    • 3,049,000
    • +0.89%
    • 비트코인 캐시
    • 376,000
    • +0.32%
    • 리플
    • 1,692
    • +1.38%
    • 솔라나
    • 124,200
    • -1.27%
    • 에이다
    • 255
    • -0.78%
    • 트론
    • 429
    • +2.39%
    • 스텔라루멘
    • 223
    • -0.45%
    • 비트코인에스브이
    • 22,220
    • -2.2%
    • 체인링크
    • 15,020
    • -1.38%
    • 샌드박스
    • 59.77
    • -3.38%
* 24시간 변동률 기준

Web3 레이더

  • 주목 펀딩
    • 1 Kalshi $1B
    • 2 Ripple $500M
    • 3 Kalshi Series F $1B
    • 4 Kalshi $1B
  • 인기 프로젝트
    • 1 LayerAI Infra 인기지수 302
    • 2 Infinity Ground 인기지수 257
    • 3 Robinhood CeFi 인기지수 253
    • 4 TransCrypts Tools 인기지수 249
  • 토큰 언락 임박
    • HumidiFi 유통량 113% D-36
    • Allora 유통량 89% D-8
    • DAOBase 유통량 43% D-15
    • FLock 유통량 41% D-27
Source fr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