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농]축산업계의 뜨는 상품이 되다… 친환경 비육 흑염소

입력 2013-12-3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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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와 연구자가 함께 만드는 현장농업 이야기 41

전 세계적으로 곡물과 배합사료 가격이 오르면서 우리 축산 농가의 시름도 깊어졌다. 생산비에서 사료비가 90% 이상 되는 흑염소 사육 농가는 그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다행히, 흑염소 시장에 주목할 만한 변화가 생겼다. 대부분 ‘약용’이던 흑염소 소비 패턴에서 점점 식용의 비중이 늘고 있는 것이다. 농산부산물 활용과 사육환경 개선을 통해 농가의 소득을 향상시키려는 현장접목 연구사업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국립축산과학원 김상우 연구사는 “생산비 부담을 덜려면 사료비 문제 해결이 우선이고, 흑염소 육질을 향상시키려면 사육환경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었습니다”라고 연구 시작 당시의 상황을 전한다.

▲친환경 농식품부산물 활용으로 ‘사료비 절감, 품질은 향상’

사료비 절감과 품질향상 기술은 서로 연관성이 깊다. 친환경적인 농산부산물을 활용하면 사료비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흑염소의 영양과 육질까지 향상시킬 수 있다. 현장접목 연구사업을 진행하면서 농산부산물 사료제조 기술과 사양관리 기술을 동시에 접목시킨 이유도 여기에 있다.

농산부산물의 영양학적 효과와 경제적 가치는 이미 입증되었다. 사료제조 기술의 핵심은 농가 현장에서 곧바로 활용 가능한 사료의 배합과 농산부산물의 구입방법이었다. 비교적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맥주박, 미강, 맥강, 버섯폐지 등 농산부산물의 최적의 배합비율을 연구했다. 그 다음 영양학적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농산부산물을 대상 흑염소에게 투여하기로 했다. 사양관리 기술은 친환경 방목장 조성을 목적으로 산지방목과 사사사육을 병행했다. 두 가지 사육방법을 비교 분석하기 위해서였다.

산지방목 흑염소에게는 배합사료와 산야초를, 사사사육 흑염소에게는 배합사료와 조사료를 먹이기로 했다. 기술을 적용하면서 꼼꼼하게 기록할 세부 항목은 체중, 일당증체량, 사료 섭취량, 질병 발생률 등으로 세분화했다.

국립축산과학원은 이처럼 1차적으로 진행된 연구결과를 분석하고, 새로운 흑염소를 대상으로 동일한 실험을 반복함으로써 연구결과의 타당성 검증을 시도했다.

▲비육 품질을 높여 경쟁력을 키워라

국립축산과학원은 신속하면서 정확하게 현장접목에 들어갔다. 사료비 절감을 위해 농산부산물을 보다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기까지 했다. 대상 농가들에게 현장접목 기술을 완벽에 가깝게 이해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국립축산과학원 김상우 연구사는 각종 설명회나 현지 방문에서 새로운 기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농가의 가장 큰 고민인 사료비 부담은 농산부산물로 해결이 가능합니다. 친환경 부산물은 육질 향상에도 도움이 됩니다. 사료배합 기술과 사양관리 기술은 비육의 품질을 높여주어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해줍니다. 당장 큰 성과가 나긴 쉽지 않지만, 비육 시장을 공략하는 데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현장접목 농가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특히 사료비 절감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런 농가들과 무릎을 맞대고 농산부산물 사료제조 기술과 배합 비율, 원료 수급 문제 등을 자세히 설명했다. 또 사양관리 기술을 안착시키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안으로 친환경 방목장 조성을 추천했다.

농가들은 현장접목 연구 결과를 토대로 사육 시스템에 큰 변화를 주었다. 농산부산물 사료 배합비의 최적성과 경제성을 연구진과 함께 고민하며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았다. 기존 사육환경은 사양관리 기술에 맞게끔 최대한 변화를 주었다.

▲기술을 내실화하자, 업그레이드된 사료 탄생

본 연구사업은 농가들이 새로운 기술을 얼마나 잘 적용하느냐에 성공 여부가 달려있다. 농가들은 애로사항이 생길 때마다 연구진에게 연락해 궁금증을 해소했다. 때로는 자신이 연구한 농산부산물 배합비율을 제시해 연구진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농가들과 연구진은 현장접목 초기부터 기술의 내실화에 몰두했다. 그 결과 기존의 농산부산물 사료보다 업그레이드된 완전 배합사료(농산부산물+조사료)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전남 강진의 송근오 농가는 질병률과 폐사율이 다른 농장보다 높았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육환경의 변화와 질병률, 폐사율 상관관계에 관심을 기울이며 사육환경을 개선해 나갔다.

전북 장수의 송재윤 농가는 현장접목 진행 과정에 맞춰 사육 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했다. 사사와 함께 산지방목을 병행하면서 넓은 초지를 조성했다. 이런 환경이 흑염소 육질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 했기 때문이다.

▲친환경 사육으로 육질 향상, 수익을 증대시키다

본 과제는 성과를 수치상으로 계산하는 게 쉽지 않다. 송근오 농가<사진>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생산성과 수익성의 성과를 비율로 나타내기는 어렵습니다. 변덕스러운 날씨나 농산부산물 구입 가격, 시설물 추가 등과 같은 변수가 너무 많습니다. 2~3년은 지나야 성과를 계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사료비 절감이나 육질 향상 효과는 분명히 봤습니다.”

기존에는 상대적으로 비싼 수입 건초가 사료비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현장접목 후 인근에서 농산부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하거나 이미 조성된 초지로 대체했다. 그 결과 사료비의 20% 이상을 절감할 수 있었다. 사료비 절감으로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었던 것은 큰 수확이다.

두 농가는 흑염소를 대부분 중간도매상에 출하하고, 나머지는 건강원이나 식당에 납품하고 있다. 전남 지역 흑염소 비육은 kg당 9,000원 정도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농가들은 중간도매상이나 직접 판매 시 예전과는 다른 말을 들었다. 이전보다 육질이 훨씬 좋아졌다는 반응이다. 앞으로 비육 가격을 올려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농가들은 현장접목의 효과로 여기고 있다.

농가들은 현장접목 연구사업을 발판 삼아 친환경 고품질의 제품을 공급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지속적으로 성장할 비육 시장을 선점하라

송재윤 농가는 중장기적으로 다양한 흑염소 식품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제품 개발과 관련해서도 연구진과 지속적으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송근오 농가는 지역 농업기술센터와 고품질의 흑염소 대중화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두 농가 모두 현장에서 농산부산물의 안정적인 구매와 폐사율 감소, 흑염소의 성장촉진 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전남 강진 지역은 흑염소를 지역특화품목으로 육성하고 있다. 농가들의 사육환경 개선과 소득증대를 위한 보다 나은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최근에는 비교적 거리가 짧은 전남 화순에 흑염소 도축장이 생겨 유통비를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고품질의 흑염소를 생산·판매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돼 다른 지역과의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게 됐다. 새로운 기술과 사육환경 개선 지원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최근 흑염소를 건강식으로 인식하는 소비자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소비자의 인식 변화는 생산자의 품질 향상을 요구한다. 농가 입장에서 최근의 상황은 반길 만한 일이다. 기술을 발전시키거나 소득을 높일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흑염소 친환경 제품 생산과 공급은 농가와 소비자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조건이다. 농가에게는 새로운 소득원이 될 수 있다.

농산부산물 활용 흑염소 비육에 대해 관심 있는 농가는 국립축산과학원 김상우 연구사(063-620-3531)에게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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