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기업집단이 지난해 선언한 자율선언 이행현황을 살펴본 결과 내부거래관행 개선을 위한 자발적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현대중공업, GS, 한진, 한화, 두산 등 10대 기업집단으로부터 2011년7월~2012년6월 계약현황과 2012년7월~2013년6월 계약현황을 제출받아 비교·분석한 결과를 17일 공개했다.
분석 결과를 보면 건설경기 침체에 따라 전체 입찰 금액은 줄었지만 전체계약금액은 40조1247억원으로 전기(33조5731억원)보다 16.3% 감소했다. 하지만 △경쟁입찰 비중 △독립중소기업에 대한 직발주 비중 △내부거래위원회 설치 등에서 모두 증가하는 등 계열사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관행은 상당부분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우선 경쟁입찰이 크게 늘었다. 전체 기업의 경쟁입찰 비중은 전기(30.6%)보다 7.2%p 증가한 37.8%로 나타났고 경쟁입찰 금액은 3950억원(3.2%) 증가한 12조6883억원으로 집계됐다. 분야별로는 건설분야의 경쟁입찰비중이 가장 크게 증가(11.8%p)했고 광고(5%p), SI(4.8%p), 물류(1.3%p)가 뒤를 이었다.
경쟁입찰금액 면에서는 광고와 SI분야에서 전기대비 각각 59.9%와 47.3%씩 큰 폭으로 증가했다. 건설분야의 경우 전체계약금액이 24.8% 줄어든 반면 경쟁입찰금액은 2% 감소에 그쳤다.
기업별로도 경쟁입찰 금액이 한화와 GS를 제외하면 대부분 증가했다. 전체계약금액대비 경쟁입찰금액의 비중은 전체 10개그룹에서 모두 증가했다.
경쟁입찰 결과를 보면 대부분(92.3%)을 비계열사가 수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비계열사 수주금액은 광고·SI(시스템통합)·물류분야에서 모두 증가했고 건설분야는 감소했다. SI분야는 비계열사 수주금액이 가장 큰 폭(53.6%)으로 증가했지만 비계열사 수주비율(77.3%)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집단별로 보면 삼성, 롯데, GS 등에서는 비계열사의 수주금액이 감소했다. 다만 이 경우에도 비계열사가 수주한 비중은 여전히 90%를 상회했다.
경쟁입찰비중과 함께 10대그룹이 대기업을 거치지 않고 독립중소기업과 직접 계약(직발주)하는 비율도 43.2%에서 51.6%로 크게 늘었다. 수의계약이든 경쟁입찰이든 대기업이 발주한 금액 가운데 절반 이상이 중소기업으로 돌아간 셈이다.
분야별로는 건설분야의 직발주 비중이 60.6%를 기록해 전기대비 가장 크게 증가(13.4%p)했고 물류(4.4%p), SI(2.9%p)가 뒤를 이었다. 직발주 금액은 광고?SI?물류분야에서 총 4272억원이 증가한 반면 건설분야에서 4330억원이 줄어 총금액은 전기와 비슷한 수준(17조3416억원→17조3358억원)으로 나타났다. 기업집단별로도 모든 곳에서 직발주 비중이 늘었다.
10대 그룹이 기존에 약속했던 내부거래위원회 설치는 모두 이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42개였던 내부거래위원회는 9개가 추가로 설치되고 SK의 하이닉스 편입 등으로 총 52개가 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내부거래위원회가 ‘셀프 점검’인 만큼 실효성 측면에서 한계도 있지만 대기업 스스로 한 번 걸러내는 과정을 거치는 데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