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슈랑스 10년의 궤적]10년 자란 방카슈랑스 빛과 그림자

입력 2013-12-0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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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산업 균형발전 보험료 인하 효과...대형사 독식꺾기 성행 등 부작용도

지난 2003년 8월 금융겸업화 추세에 발맞춰 방카슈랑스(보험사 외에 금융회사에서 파는 보험상품)를 도입한지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방카슈랑스는 소비자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비롯해 상품 선택권은 늘리고 보험사에게 설계사를 대체할 새로운 채널을 제공하기 위해 도입됐다.

방카슈랑스는 도입 초기 불완전판매 등 문제가 발생했지만 은행과 보험사들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은행 편중판매로 인한 업권간 불균형, 저축성보험 일변도의 리스크 확대, 꺾기(구속성 보험상품 판매) 등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 방카, 핵심 판매채널로 급부상 = 방카슈랑스는 지난 10년간 보험사의 핵심 판매채널로 급성장했다. 2012회계연도(2011.4∼2012.3) 보험사 전체 초회보험료(보험계약 후 최초로 납부하는 보험료)는 총 23조6026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방카슈랑스는 20조3984억원(74.14%)으로 무려 74.14%를 차지했다. 도입 10년만에 방카슈랑스 시장이 20조원으로 급성장한 것이다.

이어 설계사 조직이 5조2908억원(19.23%)으로 뒤를 이었고, 대리점 1조6976억원(6.17%), 임직원 1149억원(0.4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보험사 전통적 모집조직인 설계사 판매 비중보다 방카슈랑스가 3배 이상 높아지면서 방카슈랑스 도입의 취지인 새로운 채널을 통한 시장 확대에 성공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방카슈랑스는 판매 채널이 부족했던 중소형 보험사와 외국계 보험사에 시장 확대의 기회를 제공했다. 방카슈랑스 시행 전인 2002회계연도 중소형 보험사와 외국계 보험사가 각각 13.5%, 11.5%를 기록했지만 10년 후에는 중소형 보험사와 외국계 보험사는 각각 34.4%, 15.3%를 기록해 최대 20.9%포인트 높아졌다.

◇ 시장 경쟁으로 가격 인하 효과 = 금융당국은 방카슈랑스 도입 당시 금융산업의 균형적인 발전과 함께 소비자에게 보험료 인하 혜택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금융사들은 방카슈랑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하면서 가격 경쟁이 촉발돼 소비자들은 좀더 낮은 가격에 보험을 가입할 수 있게 됐다.

이석호 금융연구원 보험금융연구센터장은 “제도상으로 방카슈랑스 상품 가격은 일반 상품의 70% 이내에서 책정돼 시장 전반에 가격인하의 압박을 불러왔다”고 말했다.

방카슈랑스와 설계사에게 공동으로 판매되는 A연금보험 상품의 경우 납입보험료는 같지만 해지환급금은 방카슈랑스가 높다.

20만원씩 납입하는 이 상품의 1년차 납입보험료가 240만원이라면 방카슈랑스의 경우 162만원을 받을 수 있지만, 설계사를 통해 가입한 동일 상품의 경우 133만원 밖에 받지 못한다. 21.8%(29만원)의 차이다

연금보험의 특성을 감안해 10년 후 해지환급금을 비교를 해도 방카슈랑스는 2634만원, 설계사 채널은 2579만원으로 2.1%(55만원)의 차이가 난다.

◇ 부익부 빈익빈 현상에 불법 성행 = 이처럼 방카슈랑스 도입 취지대로 안착하기도 했지만 부정적인 평가도 적지 않다. 먼저 방카슈랑스시장에서 대형사와 중소형사간‘부익부 빈익빈’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별 방카 판매금액은 은행이 16조6476억원으로 전체 판매채널 가운데 70.5%를 차지했다. 단위농협(4조9812억원), 증권사(1조9198억원), 저축은행(540억원)이 그 뒤를 이었다.

보험사별로는 자산규모 1~4위 업체인 삼성·한화·교보·농협 4곳의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는 2011회계연도 총 2조401억원에서 2012회계연도 14조4924억원으로 무료 610.3%나 증가했다. 이들이 전체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도 30.6%에서 40%포인트 이상 상승해 70%대를 넘어섰다.

업체별로는 삼성이 26.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 3월 민영보험사로 첫발을 내딛은 농협도 24.7%에 달했다. 이밖에 한화는 10.1%에서 13%로, 교보는 4.9%에서 6.5%로 각각 높아졌다.

특히 은행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자 우월적 지위로 인한 보험사간 과당경쟁, 은행 대출고객을 중심으로 한 구속성 보험계약(꺾기) 등이 해결해야할 당면과제로 꼽힌다.

최근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2013년 보험소비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방카슈랑스에 가입한 사람 4명 중 1명은 대출을 받으면서 보험에 가입하라고 요구받는 ‘꺾기’ 때문에 가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 금융당국 적극적 역할 필요 = 전문가들은 산업간 공정경쟁을 유도하고 방카슈랑스의 선기능을 확대하기 위해 감독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은행의 판매수수료율도 대폭 인하해 방카슈랑스 채널에 대한 의존도가 큰 보험회사의 재무건전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러한 수수료율 인하가 향후 보험료 인하로 연결될 수 있도록 감독당국이 나서서 지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은행과 보험업계간 이해상충의 쟁점 문제들도 여전히 남아있다. 한 은행에서 특정 보험사 상품 판매 비중을 25% 이내로 제한하는 ‘25% 룰’과 ‘보장성 보험 및 자동차 보험 판매 제한’, ‘은행 점포별 모집인 수 2명 제한’ 등이 대표적이다.

이석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원은 “"제도 시행에 따른 부작용으로 불완전판매 및 불공정행위에 의한 소비자피해, 우월적 지위 등에 따른 특정 금융권의 영향력 확대, 판매채널 간 갈등 심화 등이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며 “소비자 권익 및 경쟁 제고 측면에서 장·단기적으로 25% 룰을 완화하거나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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