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슈랑스 10년의 궤적] 빅4 보험사 초회보험료 비중 70%… 설 곳 없는 중소형사

입력 2013-12-0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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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간 양극화 심화, 대형 생보사 점유율 확대 추세… 저축성보험 편중 우려도

방카슈랑스시장에서도 대형 보험사와 중소 보험사 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도입 10년째를 맞는 방카슈랑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업체 간 격차도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자산규모 1~4위 업체인 삼성·한화·교보·농협 4곳의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는 2011회계연도 총 2조401억원에서 2012회계연도 14조4924억원으로 610.3%나 증가했다. 이들 보험사가 전체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도 30.6%에서 40% 포인트 이상 상승해 70%대를 넘어섰다.

◇ 생보 방카슈랑스 판매 급팽창 = 지난해 1분기 생보사의 수입보험료는 전년 동기 대비 28.9% 상승한 18조2822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초회보험료는 4조3343억원이며 채널별 판매 비중은 방카슈랑스가 73.6%를 차지했다.

방카슈랑스가 도입되면서 판매 초기 초회보험료 비중이 미미했으나 금융위기 이후 안정적인 자산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시중금리보다 높은 저축성보험 상품의 판매가 증가했고 은행의 안정적 이미지가 더해져 방카슈랑스를 통한 상품 판매가 급증한 것이다.

생보사별로는 삼성, 대한, 교보 등 대형사의 초회보험료가 1조5216억원으로 전년 대비 46.4%(4821억원) 증가했다. 대형사의 방카슈랑스 점유율은 2009년 16.5%에서 2010년 18.8%, 2011년 24.9%로 증가하는 추세다.

손보사의 경우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양극화 현상이 더욱 눈에 띈다. 삼성, LIG, 현대, 동부의 실적이 942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8.4%(5107억원)로 크게 증가한 반면 중소형사의 실적은 3075억원으로 전년 대비 21.1%(825억원) 감소해 격차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일부 보험사들이 방카슈랑스를 통한 외형확대 시도로 상품 공시이율이 높아지는 등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면서 “감독 당국은 방카슈랑스 채널 과당 경쟁 자제를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하는 등 지도감독을 실시했으며 향후에도 과당경쟁에 대한 상시감시를 강화하고 필요시 부문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방카슈랑스 의존도 증가, 재무건전성 취약 위험 = 생명보험사들의 방카슈랑스 의존도가 70%를 넘어서면서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방카슈랑스 채널의 의존도 증가는 저축성보험의 편중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방카슈랑스는 보험모집인이 아닌 은행 직원을 통해 판매되는 특성이 있어 설명이 용이한 저축성상품의 판매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보험사의 은행 종속화를 우려하기도 한다. 방카슈랑스 의존도가 50% 이상인 보험회사의 경우 은행이 제휴를 파기하면 경영에 미치는 충격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판매조직과 경쟁력이 취약한 중소형 보험사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추가적인 부실화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감원에 따르면 방카슈랑스 채널의 비중은 생보사가 시행 첫해인 2003년 5.2%에서 2011년 22.3%까지 증가했고 손보사의 경우도 0.4%에서 10.0%까지 상승했다. 방카슈랑스 총 모집수수료액은 2011년 말 기준 81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은 저금리 기조에서 저축성보험 상품 편중은 2차 역마진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생보사 실적 악화의 주요인은 투자실적의 하락이며 저금리 기조로 운용 자산수익률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방카슈랑스 의존율이 높은 중소형사는 판매채널 단순화로 인해 특정종목의 수익성 악화시 회사의 재무건전성이 취약해질 위험이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저축성 보험은 보장성 보험에 비해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높아 시장점유율 확대를 꾀하는 중소형 생보사들에게 매력적일 수 있으나 손익 측면에서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인만큼 보험부채부담이자를 초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보험회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외형 성장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방카슈랑스를 활용해야 하며 철저한 리스크 관리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또 판매확대를 위한 과도한 수수료 지급 등은 장기적으로 보험회사의 성장여력을 훼손할 수 있다고 보았다.

정재욱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금융회사 스스로 단기적 성과(수수료 수익 증대 등)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고 만약 보험사가 과도한 수수료 지급 및 금리(예정이율)를 제시할 경우 오히려 해당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방카슈랑스 제도 본연의 도입 취지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금융회사의 영업전략 및 감독당국의 정책적 판단이 금융소비자 편익 증진에 초점을 맞춰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판매허용 상품 범위 제한과 25%룰의 점진적 완화를 비롯해 금융회사의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한 상시감독 시스템의 조속한 운영 및 적발시 강력한 처벌 부과 등이 하루 빨리 시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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