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한국의 동백나무’자생 동백나무의 아름다움에 취해 보자

입력 2013-11-26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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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은 아픔이 참 많은 꽃이다

동백꽃은 질 때 꽃잎이 하나 둘씩 떨어지는 것과는 달리 꽃봉오리 전체가 떨어진다. 이 모습이 불길하다고 해 예로부터 동백꽃을 집안에 심는 것은 금기시돼 왔다. 마치 사람 목이 단칼에 떨어지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다. 군사정권 시절에는 자생지가 일본으로 왜색풍이 짙다는 이유로 천대받았다. 가수 이미자가 부른 ‘동백아가씨’는 방송금지를 당하기도 했다.

이런 설움에 유치환 시인은 동백꽃을 두고 ‘목놓아 울던 청춘이 꽃 되어 천 년 푸른 하늘에 소리 없이 피어있는 청춘의 피꽃’이라 표현했다. 가수 이미자는 ‘그리움에 지쳐서 울다가 지쳐서 꽃잎은 빨갛게 멍이 들었네’라고 노래했다.

물론 외면만 당했던 것은 아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태종 12년에 “이문화가 동백을 임금님께 진상하니 고려 말에서 조선 초까지 사용한 종이돈 20장을 상으로 하사했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또 폭군으로 알려진 연산군은 전라도 감사에게 “동백 대여섯 그루를 각각 화분에 심고 흙을 채워 모두 조운선에 실어 진상하라”라고 명할 정도로 동백을 아꼈다는 내용이 있다.

뇌쇄적인 꽃의 아름다움에도 주목받지 못했던 우리 동백나무에 관한 모든 것을 총정리한 책이 출간됐다. 일본 홋카이도대에서 농학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 중앙대 식물시스템과학과 교수인 저자는 그동안 우리가 깨닫지 못한 자생 동백나무의 우수한 가치와 개발 가능성을 일깨우기 위해 책을 펴냈다고 말한다.

이 책은 그동안 근거 없이 오해받았던 자생 동백나무의 당당한 자태와 생명력, 지금까지 본적 없는 국내외 동백나무의 다양한 품종과 활용, 그 가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동백나무의 주요한 자생지이며 동백나무의 분포의 북한계선이 존재하는 곳으로 자생 동백나무는 추위에 강하고 강건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책은 동백꽃의 아름다운 자태를 감상할 수 있는 국내의 대표적 동백나무 군락지 14곳을 소개한다. 아울러 이제까지 국내에 제대로 소개되지 않은 외국의 동백나무 원종과 재배 품종에 대해서도 그 특성을 자세히 설명했다. 동백나무의 특성을 비롯해 생태, 형태, 이용, 재배 및 번식 방법, 병충해 관리 등 동백나무의 모든 것을 풍부한 사진과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오랜 기간의 연구와 탐사를 통해 식물학의 문외한인 독자도 흥미를 가질만한 사진과 자료가 가득하다. 학술적 가치를 넘어 우리 생활에서 함께 숨쉬는 자생 동백나무의 의미를 다채롭게 담아낸 최초의 도서이다.

안영희 지음/ 김영사/ 2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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