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범 LG이노텍 대표, 오장수 LG하우시스 대표, 변영삼 LG실트론 대표, 박종석 LG전자 MC사업본부장 등 4명의 공통점은 뭘까. 한 기업 및 사업본부를 책임지는 수장이지만 직급은 부사장이라는 점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이 이달 말부터 정기인사를 단행하는 가운데, 부사장급 수장 4인방이 내년에는 사장으로 승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먼저 이 부사장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사장 승진이 유력했지만, 결국 탈락했다. 당시 LED(발광다이오드) 사업이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등 부진한 실적이 발목을 잡았다. 일단 LG이노텍의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072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770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하지만 신사업인 LED사업부 실적이 여전히 안좋다는 점은 고민거리다. 이 때문에 LG이노텍이 공식 부인했지만, 이노텍의 LED사업을 LG전자로 이관한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문제는 4분기에도 LED사업의 흑자 전환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결국 이 부사장의 사장 승진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오장수 부사장은 올해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만큼, 내년 사장 승진은 다소 이르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성과있는 곳에 승진 있다’는 구본무 회장의 인사 기본원칙에 따라 과감한 사장 승진이 이뤄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LG하우시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3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77% 증가했다. 4분기에도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며 매출과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27%, 91.76%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주가도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뛰었다.
변영삼 부사장은 올 초 잇따라 발생한 불산 유출 사고가 뼈아프다. 당시 구본무 회장은 LG실트론 사업책임 임원과 관리자 4명을 보직해임 및 중징계하며 안전경영을 강조했다. 결국 변 부사장의 승진에는 어두운 먹구름이 드리운 상황이다.
한편, LG전자의 5개 사업본부장 가운데 유일하게 부사장 직급을 갖고 있는 박 본부장의 승진 여부도 관심거리다. LG전자 스마트폰은 제품력의 경우 삼성전자와 애플 등 선두업체를 따라 잡았다는 평가다. 휘어지는 스마트폰 ‘LG G플렉스’와 구글 안드로이드 최신 운영체제(OS) ‘킷캣’을 탑재한 첫 스마트폰 ‘넥서스5’를 출시하는 등 시장 선도자 역할도 충실히 해내고 있다. 문제는 수익성과 점유율이다. 지난 3분기 영업손실 797억원을 내며 1년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세계 시장 점유율도 중국 업체에 밀리며 5위로 내려앉았다.
LG 관계자는 “임원들의 승진 및 유임 여부는 뚜껑을 열기 전에는 아무도 알 수 없다”며 “지난해 이미 대폭 물갈이가 있었던 만큼 상대적으로 올해는 인사 폭이 작지 않겠느냐는 것이 일반적 전망”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