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현장을 가다]‘3D업종’으로 전락한 택배산업

입력 2013-11-15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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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간 넘는 살인적인 노동에 월급은 ‘쥐꼬리’…차량 부족도 심각

택배가 ‘3D 업종’으로 전락했다.

지난해 국내 택배 물동량은 14억600만개로, 하루 평균 540만 상자가 사무실과 각 가정에 배송됐다. 국민 1인당 약 28회씩 이용한 것이다.

이처럼 택배는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편의 서비스로 자리 잡았지만 배송 기사들의 근로 환경은 크게 나빠지고 있다. 특히 택배 요금 기준이 없어 일어나는 경쟁사 간 출혈경쟁은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약 3만7000명의 택배기사가 활동하고 있는데, 하루 물동량을 따져보면 한 명당 하루 평균 146상자를 배송하는 셈”이라며 “(회사별로 차이가 있지만)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12시간 넘게 일을 해도 손에 쥐는 돈은 고작 월 평균 180만~200만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들은 이 같은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표준요율제, 택배 차량 증차 등 택배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평균 택배 단가는 2200원대에 불과하다. 과거 콜센터를 통해 전화로만 이뤄지던 택배 접수가 인터넷,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확대됐고, TV홈쇼핑·온라인쇼핑몰 시장이 커지면서 급성장했지만 택배 단가는 몇 년째 제자리걸음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고객을 직접 응대하는 택배 기사들의 처우는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택배 수수료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화물의 무게나 배송 거리에 따라 수수료를 표준화해야 한다”며 “이러한 표준요율제가 도입되면 택배 업체들도 가격이 아닌 서비스로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택배 차량 부족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정부는 2004년 화물연대 파업을 거치면서 영업용(노란색) 번호판 신규 발급을 중단했다. 이후 올 초 한 차례 1만3500여대의 증차를 허가했지만 택배 차량의 부족 현상(약 1500대)은 여전하다. 이는 택배 기사들의 근로 환경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한 택배 배송기사는 “서비스에 대해 고객들의 기대치는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배송기사들의 근무 여건상 제대로 응대하기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한 고객 때문에 다른 고객에게 피해를 줄 수는 없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택배 단가는 떨어지는데 경유 가격은 오히려 올라가고 있다”며 “통신비, 식대를 빼고 나면 얼마 남지도 않는다”고 했다.

한편, 택배 차량 증차 등을 골자로 한 택배법은 지난 18대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일거리 감소를 우려한 개인용달 사업자들의 거센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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