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머리의 착각, ‘무한도전’ 가요제는 경쟁이 아니다 [최두선의 나비효과]

입력 2013-11-10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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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가요제 거머리의 '아이 갓 씨' 무대(사진 = MBC)

MBC ‘무한도전’은 예능프로그램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웃집 아저씨처럼 친근하게 시청자들에게 청정 웃음을 전해주던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 하하, 길은 레슬링, 조정, 에어로빅, 가요제 등의 장기프로젝트를 통해 감동을 자아냈다. 여기에서 ‘무한도전’이 가진 지난 7년의 힘이 나온다. 대기실에서 미션을 받고 불가능할 것만 같은 도전에 힘들어하는 모습, 최선을 다해 미션에 임하고 결국 결과를 도출해내는 대견함까지... 시청자들은 ‘무한도전’을 보며 결과보다 그 과정에 박수를 보낸다.

그렇기 때문에 ‘무한도전’에서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언제나 그랬듯 시청자가 원하는 모습은 멤버들의 진실된 과정이기 때문이다. ‘무한도전’ 가요제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2007년 강변북로 가요제로 시작된 ‘무한도전’ 가요제는 올림픽대로 듀엣 가요제,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를 통해 ‘무한도전’이 말하고 싶은 가장 진한 색깔을 담았다. 매사에 엉성하고, 티격태격 다투던 멤버들이 일류 뮤지션과 만나 완성된 무대를 꾸미는 모습은 그 자체로 의미를 가진다. 항간의 논란이 됐던 음원순위 독차지도 이러한 사랑에 뒷받침된 결과이기 때문에 대중의 선택을 무시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프라이머리가 작곡한 ‘아이 갓 씨(I GOT C)’의 표절논란은 심히 유감이다. 프라이머리 소속사 아메바컬쳐 측은 “장르의 유사성일 뿐 표절은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원작자인 네덜란드 뮤지션 카로 에메랄드(Caro Emerald) 측이 트위터를 통해 “우리가 보기엔 당신들이 우리 곡을 베꼈다고 생각한다”고 직격탄을 날린 이상 표절시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무엇보다 누가 들어도 멜로디의 유사성은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부분 아닌가.

▲'무한도전' 자유로 가요제 피날레(사진 = MBC)

표절에 대한 논란, 작곡가의 명예훼손보다 중요한 것이 ‘무한도전’이 쌓은 금자탑에 대한 훼손이다. 프라이머리의 표절시비 논란은 앞으로 계속될 ‘무한도전’ 가요제에 큰 부담을 안긴다. 멤버들의 캐릭터와 ‘무한도전’의 색깔을 담고, 그 과정을 그리는데 주력했던 ‘무한도전’ 가요제는 이제 표절이라는 예상치 못한 복병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프라이머리는 ‘무한도전’ 멤버들은 물론이고 김태호 PD를 비롯한 제작진, 긴 시간 동고동락한 시청자들에게 명쾌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혀야한다. ‘무한도전’ 가요제에는 시청자에게 음악을 통한 웃음을 전달하는 큰 의미가 있다. 최고의 댄스가수 보아가 길을 위해 곡 초반 독무를 거절했던 것도, 장미여관이 자신들의 색깔을 버리고 노홍철에 맞는 곡을 준비해 “오빠”를 외친 것도 모두 이 때문이다. 프라이머리의 ‘아이 갓 씨’가 형용돈죵(정형돈ㆍ지드래곤) ‘해볼라고’의 “형돈이가 랩을 한다 홍홍홍” 가사처럼 조금 더 ‘무한도전’스러웠다면 어땠을까 하는 진한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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