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일감몰아주기 여전…총수 일가 지분 많을 수록 내부거래↑

입력 2013-11-0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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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2013년 지주회사 현황…총 127개로 전년 대비 12개 늘어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기업이 늘면서 대기업집단의 지배구조 투명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대기업의 계열사 일감몰아주기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은 민간 대기업 집단 보다 높았으며 지주회사 체제 밖 회사의 경우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를 많이 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6일 발표한 ‘2013년 지주회사 현황’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현재 지주회사는 총 127개사로 1년 전에 견줘 12개(10.4%)가 추가됐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 소속 지주회사는 32개사로 작년보다 2개 늘었다. 한진칼 등 3개사가 지주회사로 설립·전환되고 지주회사였던 아모레퍼시픽이 대기업집단으로 신규지정돼 4개사가 증가한 반면, 동부인베스트먼트 등 2개사가 지주회사에서 제외된 데 따른 것이다.

올해 4월 지정된 62개 대기업집단 중에서는 지난 2007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된 아모레퍼시픽이 대기업진단으로 신규 지정돼 작년보다 1개 늘어난 16개 집단(전체의 25.8%)이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집단’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집단은 지주회사 체제 내에 자산총액이 가장 큰 계열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를 말한다.

지주회사의 평균 부채비율은 37.2%로 공정거래법의 규제 수준(200%)보다 훨씬 낮았다. 42.5%를 기록했던 작년에 비해선 5.3%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또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집단의 주요 지주회사의 평균 부채비율도 32.4%로 전체 대기업집단 평균 부채비율(108.6%) 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었다. 지주회사별로는 (주)웅진홀딩스가 자본잠식 상태였으며, 하이트진로홀딩스(주)(87.4%), (주)코오롱(71.3%), (주)두산(61.1%), SK(주)(43.2%) 순으로 부채비율이 높았다.

지주회사의 평균 자회사 수는 5.4개, 손자회사 수는 5.5개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보였다. 자회사와 손자회사에 대한 평균 지분률은 각각 76.4%, 76.6%로 법률상 요건보다 상당히 높았다. 일반 지주회사는 상장 자회사의 지분율을 20% 이상, 비상장 자회사는 40% 이상 보유해야 한다. 금융 지주회사는 상장사 30%, 비상장사 50% 이상이 기준이다.

전체 계열회사 숫자 대비 지주회사와 자·손·증손회사 숫자의 비중을 뜻하는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집단의 지주회사 편입률은 69.9%로 작년(69.4%)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지주회사의 계열사 총 652개 중 456개는 지주회사 체제 내에 보유하고 있었다. 나머지 196개는 지주회사 체제 밖에서 지배하고 있었으며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집단별로 보면 평균 12.3개의 체제 밖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었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30% 이상인 체제 밖 계열회사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집단은 GS(20개), 대성(15개), CJ(4개), SK(3개), LS(2개) 순이었다.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집단 주요 지주회사의 경우 총수 지분율은 30.3%, 총수일가 지분율은 44.1%로 작년(총수 28.8%, 총수일가 42.9%) 보다 증가했다. 동일인이 직접 또는 친족과 함께 소유하는 지주회사가 81.5%로 대다수였지만, 계열회사를 통해 소유하는 지주회사도 9.8%나 됐다. 총수가 있는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집단은 상대적으로 총수가 있는 일반 대기업집단보다 단순하고 투명한 출자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은 평균 14.4%로, 민간 대기업집단(평균 12.3%) 보다 다소 높았다. 지주회사 체제 내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14.8%, 체제 밖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11.0%였다. 체제 내 회사의 내부거래비중이 높은 것은 사업관련성이 높은 회사들이 지주회사 체제 내에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 체제 밖 회사의 경우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20% 미만인 경우 내부 거래 비중은 9.53%에 그쳤지만, 50% 이상인 경우는 40.47%, 100%는 51.33%에 달했다. 지주회사 체제 밖에 약 30%의 계열사(금융사 포함)를 보유하고 있는 점도 투명한 출자구조를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등 지주회사제도가 긍정적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은 체제 밖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부의 이전(터널링)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체제 밖 계열사에 대한 부당지원행위 등 사익추구 행위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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