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正論]중소기업 재도전과 벤처펀드- 정유신 한국벤처투자 대표

입력 2013-11-0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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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창업자 연대보증 면제, 기업회생 절차의 간소화, 부실징후 중소기업의 실패 예방조치 등 정부의 ‘중소기업 재도전 종합대책’이 발표되었다.

업계는 재도전이 가능한 창업안전망 구축이라는 점에서 일제히 환영하는 분위기다. 사실 실패 중소벤처기업의 재도전은 기업생태계 선순환에 있어 핵심 요소다. 성공보다 실패 가능성이 높은 창업 속성상 재도전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의견도 의견이지만 무엇보다 재도전이 여의치 않으면 기업생태계 선순환에 필수적인 창업이 활발해질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창업자 연대보증이 실패 기업인을 신용불량자로 전락시키고 재도전은커녕 정신에도 타격을 줘서 기업경영 경험이란 자산도 활용 못한 사례가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창업자 연대보증 면제는 창업 활성화, 기업가 정신 제고 등에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기업회생 절차 간소화, 부실 징후 기업의 실패 예방조치 등도 창업 및 재도전 생태계 선순환에 큰 보탬이 될 거란 시각이다.

그러나 연대보증 면제가 신용불량자 양산을 막는다는 상징적 의미는 크지만 이것이 오히려 대출융자 기피를 심화시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따라서 이들 제도와 함께 대출이 아닌 지분투자 활용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투자를 활용하면 원천적으로 신용불량 문제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력은 높지만 담보력이 부족한 기업일수록 활용도가 높을 수 있다.

첫째, 현재 이용 가능한 투자펀드로 성장사다리펀드, 엔젤매칭펀드를 꼽을 수 있다. 성장사다리펀드는 곧 결성될 예정이고, 엔젤매칭펀드의 재도전 기업 투자는 지난 6월부터 시작되었다. 재도전 활성화를 위해 엔젤이 재도전 기업에 투자하면 일반기업 투자의 두 배(최고 3억원)만큼 엔젤매칭펀드에서 투자하기로 돼 있다. 향후 신용회복위원회의 재도전 기업가에 대한 정보 축적이 많아지면 엔젤과의 연결, 교류 확대로 투자 기회도 늘어날 전망이다.

둘째, 재도전은 재기창업가의 자금력 부족에다 사회 분위기도 아직 성숙되지 않아 쉽지 않은 과제다. 따라서 초기 활성화를 위해선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공이 필요하다. 어떤 인센티브가 있을까. 재기창업가와 재기기업 투자자에 대한 인센티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자금이 거의 없는 재기창업가에겐 외부투자 자금을 많이 부여하되, 재기에 성공하면 콜옵션(사전 약정된 원리금 상환으로 투자펀드의 보유지분을 되살 수 있는 권리)을 통해 본인 지분을 높이는 방안, 투자자에겐 정책펀드 활용 시 매칭 비율을 높여준다든지 기준수익률을 대폭 낮춰서 높은 성공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 창업가나 투자자로 하여금 서로 최선을 다하고 멘토링 등으로 적극적 협력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셋째, 미국의 EIR(executive in residence) 제도도 활용할 수 있다. 이는 좋은 수익모델이나 아이디어가 있는 벤처캐피털 등에게 재도전 창업가 풀을 제공해서 사업에 맞는 재도전 창업가를 선택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이제껏 미국의 경험상 최초 창업보다 재도전 때의 성공 확률이 훨씬 높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은 제도로 알려져 있다. 실패 요인 분석을 통해 재도전 창업가의 부족 요소를 벤처캐피털에서 제공할 수 있다면 시너지 효과가 배가될 수 있다고 본다.

재도전 창업가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 확보도 도전의지 고취에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미국의 경우 사업에 실패해도 최소한의 재산은 보장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다. 일정 금액 이하의 주택, 자동차, 가구나 생명보험 등 생활에 필수적인 재산은 압류할 수 없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성공기업의 평균 실패 횟수가 2.8회나 되고 실리콘밸리의 창업과 엔젤투자 활동이 세계 최고로 활발한 점,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페이스북 등 굴지의 글로벌 기업이 모두 이곳에서 탄생한 것도 우연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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