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주버니-제수(대한항공-한진해운)’가 ‘자매(동양-오리온)’보다 진했다?

입력 2013-10-31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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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한진해운 지원에 동양-오리온 비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최은영 한진해운 홀딩스 회장에게 1500억원을 선뜻 내놓으면서 ‘언니’(이혜경-동양그룹 부회장)의 간절한 도움 요청을 외면했던 동생(이화경 오리온 부회장)과의 한 달 전 일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돈이 피보다 진했다’는 자매에 대한 세간의 비아냥과 달리 제수씨(최은영 회장)의 부탁을 속시원하게 들어준 시아주버니(조양호 회장)의 통 큰 결정에 대한 단편적인 비교가 그것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대한항공의 이번 지원에 대해 동생 기업에 대한 애착이 컸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 회장은 조양호 회장의 동생 고(故) 조수호 회장의 아내다. 곤경에 빠진 제수씨의 부탁을 시어주버니 입장에서 무 자르듯 단번에 거절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 조중훈 회장과 부인 김정일 씨는 슬하에 4명의 아들을 뒀다. 장남인 조양호 회장이 항공을, 조남호 회장이 조선, 조수호 회장이 해운, 조정호 메리츠금융 회장이 금융을 각각 맡아 경영해왔다. 4형제 중 조양호 회장과 조수호 회장의 관계가 다른 형제들 보다 더 각별한 사이로 알려져 있고 그 때문에 다른 형제들보다 지분관계도 더 많이 얽혀있다.

하지만 조 회장의 지원에는 ‘피’ 보다는 ‘돈’의 논리가 더 크게 작용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진해운의 부채 규모가 동양그룹하고는 차원이 다른 ‘잠깐의 유동성 위기’로 봤다는 것이다. 해운업의 부활이 점쳐지는 상황에서 내년까지 유동성 위기를 넘기면 정상화가 가능해지고 자금 회수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동양과 오리온은 처한 상황 자체가 달랐다. 피를 나눈 언니의 기업이라 하더라도 섣부른 지원에 나섰다가는 오리온의 지배력이 훼손될 가능성이 높았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현 회장 내외는 당시 담 회장 부부에게 오리온그룹의 보유 지분을 담보로 제공해줄 것을 요청했다. 만약 요청에 응한 후 오리온 주가가 떨어지면 담보비율하락으로 반대 매매가 일어나거나 추가로 지분을 담보로 설정해야 하기 때문에 지배구조가 흔들릴 정도의 위험을 안고 가기엔 무리였다는 얘기다.

재계 관계자는 “한진과 동양그룹의 사례에서 잘 드러나듯이 친족 기업 간의 유동성 지원은 단순히 피를 나눈 사이라는 명분으로 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며 “지원 후 회생이 가능할 지 판단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보는게 옳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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