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상엽의 시선]정당한 타이틀은 비판대상 아니다

입력 2013-10-02 11:0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올시즌 프로야구 정규 시즌이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이제 남은 경기는 팀별로 3~4경기 남짓일 뿐이다. 이에 따라 투타 각 부문별 개인타이틀도 막바지 치열한 1위 다툼이 계속되고 있다. 대부분의 타이틀은 주인공이 가려졌지만 아직 몇몇 부문은 마지막 경기가 끝나야 알 수 있을 정도로 접전 양상이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타이틀 중 하나는 바로 타격이다. 9월 30일부로 규정타석을 채우면서 드디어 제도권으로 진입한 이병규(LG)가 0.344로 1위다. 2위는 0.343의 손아섭(롯데)이다. 부상 탓에 뒤늦게 시즌을 시작한 이병규는 이제서야 가까스로 규정타석을 채워 본격적으로 타격왕 경쟁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뒤늦게 이병규가 규정타석을 채워 제도권에 들어온 것에 대해 팬들의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한 시즌 내내 좋은 타격을 보여준 손아섭 대신 규정타석을 갓 넘긴 이병규가 1위에 오른다면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규정타석 제도는 엄연한 규정이다. 이를 이미 채웠다면 이병규가 타격왕에 오르건 혹은 그렇지 못하건 비판을 받을 이유는 없다. 특정 선수에 대한 밀어주기식 타율 관리가 발생한다면 이는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규정을 지킨 선수라면 비판의 대상이 될 이유는 없다. 타수가 적어 안타를 칠 경우 타율 상승폭이 큰 만큼 이병규가 타격왕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역으로 범타에 그치면 타율 하락폭은 더 크다. 실제로 향후 4타석(4타수)에서 두 선수가 모두 무안타에 그치면 1위는 손아섭으로 바뀐다. 타율 하락폭이 적기 때문이다. 결코 누가 더 유리하다고는 볼 수는 없다.

한때 프로야구는 소속팀 선수를 타격왕으로 만들기 위해 경쟁 선수를 고의 볼넷으로 내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덕아웃에서 감독이 계산기까지 두드리며 실시간으로 타율을 계산해 선수를 내보내던 경우도 있었다. 2010년대 들어서는 이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어져 이제는 추억이 돼버린 장면이지만 동시에 부끄러운 역사이기도 하다.

최근 박병호(넥센)는 두산과의 경기에서 한 경기 3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박병호의 현재 홈런수는 36개. 하루 세 개의 홈런이 아니었어도 2위와의 차이를 감안할 때 그의 홈런왕 가능성은 높은 편이지만 상대팀 두산은 정면 승부를 피하지 않았다. 깨끗하게 정면 승부를 펼쳤고 두산은 패했지만 아름다운 패자의 모습을 보였다.

국내 팬들의 수준은 이미 크게 높아졌다. 굳이 ‘수준 높은 메이저리그에 익숙해진 팬’이라는 수식어를 붙이지 않아도 30년을 넘긴 국내 프로야구다. 길어진 역사만큼 팬들의 눈높이도 함께 성장했다.

현재 개인 타이틀 경쟁은 선두권 순위 다툼만큼이나 긴박하고 치열하다. 그 어떤 조작이나 밀어주기 의혹 없이 깔끔하게 진행되고 있다. 개인 타이틀의 주인공이 결정되면 부적절한 방법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 아닌 이상 애써 폄하하고 꼬투리를 잡는 일은 없어야 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오늘(20일)부터 병원·약국 갈 때 신분증 필수…"사진으로 찍은 신분증은 안 돼"
  • 김호중 클래식 공연 강행…"KBS 이름 사용 금지" 통보
  •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하면…내 마일리지카드 어떻게 하나 [데이터클립]
  • “높은 취업률 이유 있네”…조선 인재 육성 산실 ‘현대공업고등학교’ 가보니 [유비무환 K-조선]
  • 9위 한화 이글스, 롯데와 '0.5경기 차'…최하위 순위 뒤바뀔까 [주간 KBO 전망대]
  • 단독 ‘에르메스’ 너마저...제주 신라면세점서 철수한다
  • 이란 최고지도자 유력 후보 라이시 대통령 사망...국제정세 요동칠까
  • '버닝썬 게이트' 취재 공신은 故 구하라…BBC 다큐 공개
  • 오늘의 상승종목

  • 05.20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2,806,000
    • -0.52%
    • 이더리움
    • 4,294,000
    • -0.6%
    • 비트코인 캐시
    • 665,000
    • -2.35%
    • 리플
    • 709
    • -1.8%
    • 솔라나
    • 245,200
    • +2.29%
    • 에이다
    • 647
    • -2.27%
    • 이오스
    • 1,099
    • -1.79%
    • 트론
    • 169
    • -0.59%
    • 스텔라루멘
    • 148
    • -1.33%
    • 비트코인에스브이
    • 90,150
    • -3.12%
    • 체인링크
    • 23,170
    • +0.39%
    • 샌드박스
    • 602
    • -1.6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