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날마다 자사주를 사들여 온 동양증권 임원들이 대략 난감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그룹 유동성 리스크가 몰고 온 주가 하락으로 평가손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진석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 42명은 지난달 28일 자사주 1만5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하루 뒤인 29일 한국신용평가는 동양그룹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강등했다. 매수수량은 30주에서 920주까지 다양한데 매수단가는 주당 3250원 수준이다.
동양증권 임원들의 자사주 사랑은 꽤 유별난 면이 있다. 매월 월급날 직후 일정수량을 특정일에 맞춰 장내서 매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동양증권의 월급날은 매월 23일로 40명 내외의 임원들은 월급 직후인 25일부터 28일까지 일정수량을 사들이고 있다. 올해만 놓고 보면 한 달도 거르지 않고 자사주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매수 수량 면에서도 특이한 점이 발견된다. 직급에 따라서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15명 내외의 중간급 임원의 경우 월급 가운데 100만원 가량을 자사주 매입에 투입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고경영자를 포함한 임원들이 자사주를 매입한다는 점은 책임경영과 주가 상승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꽤 긍정적이다. 다만 모그룹 리스크로 위기에 몰린 동양증권 임원들이 9월에도 과연 자사주를 매입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