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석의 야단법석]경찰 채용 시험에 약물이라니

입력 2013-09-24 10:51 수정 2013-09-2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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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약물이 육체는 물론 내 삶을 통째로 망쳐 놨다.”

88서울올림픽 100m 달리기에서 도핑테스트에 걸려 금메달을 박탈 당한 전 캐나다 육상 간판 벤 존슨(51)의 한탄이다. 그가 24일 잠실 주경기장을 찾는다. 꼭 25년 만이다.

그는 88년 9월 24일 치러진 결승 6번 레인에서 세계 신기록인 9초79를 기록하며 당대 최고의 단거리 선수였던 미국의 칼 루이스를 제쳤다. 그의 영광은 잠시, 다음날 올림픽 역사상 최대의 충격적인 사건의 주인공으로 기록됐다. 도핑테스트에서 금지약물인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복용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후 그는 세계 육상계에서 영구 제명돼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그런 그가 이날은 반(反) 도핑 대사로 6번 레인에서 스포츠계 약물 추방 캠페인을 벌인다.

우리 국민은 벤 존슨 사건을 계기로 생소했던 스테로이드, 도핑테스트, 금지약물 등의 용어를 알게 됐다.

스테로이드 계통 가운데 운동선수들이 경기력 향상을 위해 주로 복용하는 게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라는 근육강화제다. 애초 환자 치료용으로 개발됐지만, 남성 호르몬을 증가시켜 근육량과 근력의 강도를 늘려준다는 면에서 단기간에 기록을 끌어올리고 싶어 하는 육상 등 운동선수들에게 유혹의 대상이 된 것이다.

반면 스테로이드는 심근경색, 뇌졸중, 간 종양 등의 무서운 부작용을 초래한다.

야구계 마크 맥과이어, 배리 본즈, 알렉스 로드리게스, 지난 8월 미국 육상의 간판 타이슨 게이까지 스테로이드를 접한 스타들이 해마다 줄줄이 나락으로 떨어졌다.

경찰공무원을 뽑는 체력시험에서도 일부 응시생들이 스테로이드를 복용한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소문은 2011년 체력시험 비중이 10%에서 25%로 대폭 확대되면서 구체적으로 나돌고 있다. 일부 체력단련학원을 가면 스테로이드를 접할 수 있다거나, 일부 병의원에서 다른 질병으로 처방받기도 한다는 등의 내용이다. 물론 일부지만, 소문은 응시생들은 물론 현직 경찰관들 사이에서도 나올 정도여서 사실일 개연성이 높다.

익명을 요구한 3년차 경찰관은 일부 응시생들의 스테로이드 복용은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체력시험 이전에 미리 경찰공무원채용신체검사서를 제출한다는 점을 일부 응시생들이 악용한다고 했다.

또 경찰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의 일부 인터넷 카페 동호회에서도 스테로이드 복용과 관련한 글들이 올라 있다.

소문이 사실이라면, 법을 집행하게 될 예비 경찰공무원들이 첫 출발부터 씻을 수 없는 부정을 저지르는 셈이다.

4262명을 뽑는 올해 하반기 순경 채용은 단일 차수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들의 신체·체력·적성검사가 9월 23일~10월 11일까지 각 지방청별로 진행된다.

정부는 올해부터 전 응시생을 상대로 체력시험 직후라도 도핑테스트를 해 선의의 피해 응시생이 없도록 해야 한다.

정부가 부정 응시생을 솎아내지 못한다면 공정한 경쟁은 제쳐두더라도 국민의 안전을 약물 복용자에 맡기는 우를 범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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