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중 칼럼]국회 정상화가 시급한 이유

입력 2013-09-1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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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중 이투데이피앤씨 대표

박근혜 대통령이 러시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베트남 국빈 방문을 마치고 11일 귀국했다. 처음 참석한 다자회의인 G20 정상회의에서 선진국과 신흥국 간 갈등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인정받았고, 베트남 방문에서는 내년까지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등 세일즈 외교의 성과도 거뒀다. 정부와 청와대는 대통령의 외유성과 홍보에 나서고 있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내치다.

실제로 귀국한 대통령 앞에는 머리 아픈 정치적 현안이 쌓여 있다. 그러나 모든 현안은 정치복원 외에는 해결할 방법이 없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의 회담이 필요한 이유다. 만날 의지가 있다면 대통령이 먼저 손을 내미는 게 좋다.

마침 여야 원내지도부가 12일 조찬회동을 갖고 정기국회 의사 일정 등 정국 정상화 방안에 대해 논의를 시작한 데다 대통령의 해외 방문 성과를 설명하는 자리도 필요하지 않은가. 만난다면 빨리 만나야 한다. 더 이상 회담의 형식과 의제를 놓고 샅바싸움을 할 계제가 아니다.

김 대표가 장외로 나간 게 벌써 40일이 넘었다. 이석기의 죄보다 국정원의 선거 개입 죄가 더 나쁘다거나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며 나치를 언급하는 등 김 대표의 발언이 터무니없고 지나친 점은 있다. 그러나 이석기 사태로 궁지에 몰린 민주당과 김 대표에게 퇴로를 열어줄 수 있는 사람은 대통령밖에 없다. 국정의 최종 책임자로서의 당연한 책무이기도 하다.

실제로 정기국회가 2일 개원했지만 이석기 체표동의안 처리를 하고는 개점휴업 상태다. 국회법상 이미 처리했어야 할 지난해 예산 결산심사는 아직 시작도 못했다.

서민생활과 직결된 전세대란도 풀어야 한다. 정부가 지난달 28일 전월세 대책을 내놓았지만, 국회 마비로 먼지만 쌓여가고 있고 천정부지의 전셋값 상승으로 서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여기에 세법개정안과 외국인투자촉진법, 부동산 관련법 등 해결해야 할 민생법안들이 산적해 있다.

종북 세력의 처리 문제도 시급하다. 이석기 사태에서 보듯 종북 세력이 국정을 농단하고 우리 사회를 혼란스럽게 해서는 안 된다.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공직선거법 개정안 처리는 야당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한 만큼 여야 합의로 처리하는 게 옳다.

이 법은 국가보안법을 위반하거나 내란음모 등의 중대한 위법행위를 한 자에 대해 피선거권을 제한하고, 비례대표 의원이 그 유형의 범죄로 의원직을 박탈당하든지 국회에서 제명되면 의석을 승계할 수 없도록 하는 요지인 만큼 종북 세력을 제도권에서 축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아울러 법무부가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해산 법리 검토에 착수했지만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게 모양새가 좋다. 민주당은 이 문제를 야기한 일차적 책임이 있는 만큼 회피해서는 안 된다.

김한길 대표가 국정원 개혁이라는 내용 없이 형식적으로 만나는 회담은 거부한다고 하지만, 만나서 대화로 풀면 된다. 우리 국민의 상당수가 국정원 개혁을 요구하는 현실을 감안해 대통령이 정치권 주도의 국정원 개혁을 약속하면 되지 않는가.

대통령의 국정원 개혁 약속은 양날의 칼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함정이 도사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민주당을 국회에 복귀시킬 수는 있겠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정원의 선거 개입을 사실상 인정한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자칫 친노 세력을 중심으로 대선불복 운동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고, 내년 6월의 지방자치단체 선거에서 이슈화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국민 대다수는 국정원 직원의 댓글로 선거 판세가 바뀌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보면 문제는 간단하다.

민주당이 지난 대선 패배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국정원의 잘못을 과장하는 측면이 있지만, 국정원 직원의 댓글 달기가 국민적 의혹을 낳고 정치적 파행을 초래했다면 일정 수순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은 필요하다.

야권과 국민들이 국정원 차원의 개혁 방안을 불신하는 이상 민주당의 요구대로 정치권 주도로 개혁 방안을 마련토록 하는 게 옳다. 다만 이석기 사태에서 보듯 우리 사회에 뿌리 깊이 자리한 종북 세력이 존재하는 한 민주당이 요구하는 대공수사권 폐지에 동의할 국민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대신 정치개입 소지는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게 옳다.

지금은 대화를 통해 타협하는 정치력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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