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도 버릴 게 없죠. 아스팔트도 상품성 있는 제품입니다.”
정유사들이 일제히 아스팔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SOC(사회간접자본) 시설 투자가 늘고 있는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이 1980년대 이후 국내 수요가 급감하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한 아스팔트 사업의 수익성 개선을 위한 판로 개척에 나서고 있다.
아스팔트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생성되는 일종의 ‘찌꺼기’다. 휘발유, 경유 등과 같이 연료로서는 활용 가치가 없지만, 생산량의 90% 이상이 도로포장용으로 쓰인다.
1964년 아스팔트를 가장 먼저 상품화한 SK에너지는 석유부문과 함께 아스팔트 사업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전략적 투자 및 타사와의 협력 모델 발굴에 노력하고 있다.
SK에너지는 국내 아스팔트 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으며, 균일한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는 공정 기술로 국내 최대인 연간 약 200만톤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1999년에는 아스팔트에 품질 개념을 정립시킨 ‘슈퍼팔트’(아스팔트 브랜드) 생산공장을 울산에 준공하기도 했다.
SK에너지는 지난해 국내 전체 석유제품 생산량의 2.5%에 달하는 408만톤의 아스팔트를 생산, 이 중 207만톤을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지역 등 15개국에 수출했다. 중국의 경우 SK상하이아스팔트유한공사를 비롯한 8개 생산기지를 통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누적 수출량 1880만톤을 기록, 아스팔트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2008년 이후 아스팔트 해외 영업을 강화해 왔다. 그 결과 해외 수출은 2008년 144만 배럴에서 지난해 292만 배럴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에쓰오일 역시 동남아와 일본 등지를 중심으로 수출 판로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내수 판매를 위주로 하는 다른 정유사들도 해외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아스팔트의 수요가 한정돼 있는 만큼 치열한 영업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