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正論]증시, 희망을 품는 까닭은-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입력 2013-08-29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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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와 브라질 경제가 어려운 상태에 빠졌고, 중국은 최근에 성장이 계속 낮아져 이제 고도 성장국에서 중간 성장국으로 위치가 바뀌고 있다. 러시아는 국제 원자재 가격에 따라 경제 변동이 심해 믿음을 주기 힘든 나라다.

문제는 이들의 둔화가 브릭스 체제의 해체를 의미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세계 경제는 세 개의 축을 중심으로 움직여 왔다. 미국, EU 그리고 브릭스. 따라서 브릭스의 약화는 하나의 축이 무너지는 걸 의미한다. 그동안 세계 경제성장의 절반 정도를 브릭스가 담당해 왔다. 미국과 유럽은 경제 규모가 클 뿐 성장에 기여하는 부분은 미미하다.

최근 사태를 미국 연준이 금융완화 정책을 철회하고 이에 따라 자금이 빠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발생한 걸로 보는 건 잘못된 시각이다.

현재의 문제는 철저히 브릭스 국가의 경제가 나쁜 게 제일 큰 문제이고, 이런 바탕 위에 자금 이탈에 대한 문제가 덧칠된 것이다. 만일 인도와 브라질 경제가 좋았다면 금융완화 정책에 따른 악재의 타깃이 되지 않았을 거다. 그리고 설혹 그 대상이 됐다 해도 투자자들의 설득력을 얻지 못한 채 재료로서 생명을 다했을 것이다. 지금은 상황이 그게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다

상황이 만만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은 견조한 움직임을 계속하고 있다. 이머징 마켓 위기로 인한 주가 하락을 비교적 빠르게 회복했기 때문이다. 이 원천은 경제에 있다. 국내 경제가 최악의 상태에선 벗어난 것 같다.

지표가 이를 보여준다. 2분기 성장률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가 증가해 3분기 동안 계속된 1%대 성장에서 벗어났다. 전분기 대비 성장률도 작년 3분기 0.1%를 바닥으로 9분기 만에 처음으로 1%대로 높아졌다. 하반기는 작년이 부진했던 관계로 기저효과가 발생해 성장률이 더 높아질 것이다.

여러 제약 요인이 있지만 그래도 하반기 국내외 경제는 상반기보다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 미국은 고용 회복과 소비 증가가 속도를 낼 것이고, 유럽 역시 재정위기에 따른 장기 침체 국면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 지난 5월 유럽연합에서 국가별 긴축을 완화하는 조치를 취했고 유럽은행(ECB)도 기준 금리를 인하하면서 경기 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중국은 2분기 성장률이 7.5%까지 떨어져 경착륙 우려가 높아졌지만, 중국 정부가 다양한 재정과 금융정책 수단을 가지고 있다는 걸 감안하면 추가 둔화 가능성이 높지 않다.

선진국 경기 회복은 국내 경제에 긍정적이다. 수출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부터 대 EU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됐고 하반기 미국, 중국, 아세안 등의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본격적인 내수 회복이 어려운 상태에서 해외 수요 증가는 국내 경제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시장은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종목은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장기 소외주였던 조선, 화학, 은행들이 저점 대비 15% 넘게 올랐다. 이들의 주가 상승에는 업황 개선 기대가 작용하고 있다. 업황 악화가 오래 계속되면 반대쪽에서는 내부 조정을 통해 수익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조선의 경우 5년 넘게 불황에 시달리면서 세계적으로 많은 조선업체가 도산되는 등 공급 조정이 이뤄졌다. 내적으로도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있다.

주가는 중국 특수가 한창이던 2007년 고점은 물론 중간 고점에 비해서도 주가가 50% 이상 낮아진 상태다. 펀드멘털의 개선이 없이도 주가가 충분히 상승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당분간 시장은 낙폭 과대주를 중심으로 움직일 것이다. 정보통신(IT)과 자동차는 너무 오랜 시간 시장에 노출돼 신선미가 떨어진다. 시장은 항상 새로운 주자를 찾는데 지금은 그 대상이 장기 소외주인 것 같다. 시장은 항상 변하고 종목도 거기에 맞춰 변하게 된다. 외적으로 시장은 정체되어 있지만 내적으로는 꾸준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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