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강남 철수•해외지점 재검토… 증권사 ‘몸집 줄이기’ 가속도

입력 2013-08-23 10:48 수정 2013-08-23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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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증권맨 1115명 사직… 1년 만에 지점 200여개 폐쇄

증권업계가 실적부진의 늪에 빠졌다. 대외 불확실성에 일평균 거래대금은 여전히 4조원대 머물고 있고 투자은행(IB)은 아직도 걸음마 연습중이다.

채권 운용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 자산관리(WM) 시장은 돈줄이 꽉 막혔다. 2008년 금융위기 때 보다 더 힘들어졌다는 곡소리까지 터져 나온다.

이에 증권사들은 지점을 통폐합하고 인력을 축소하면서 몸집 줄이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영난의 파고를 넘기 위해 ‘줄일 수 있는건 최대한 줄이겠다’란 각오다.

◇‘울며 겨자먹기’ 강남부터 짐싼다=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6월말 현재 19개 증권사의 총 직원수는 3만2063명이다. 지난해 3만3178명이었음을 감안하면 6개월만에 1115명의 증권맨이 사표를 쓴 것이다. 정규직(2만7713명→2만7236명) 보다는 계약직(5204명→4827명) 감축 비율이 더 컸다.

비용 절감을 위한 지점 통폐합 과정에서 인력이 대거 빠져나왔다. 실제 지난해 6월말 1505개에 달하던 증권사 지점수 최근 1312개로 줄었다. 1년만에 200여개의 지점이 문을 닫은 것이다. 특히 증권사들은 자산관리 ‘요충지’인 강남부터 짐을 싸고 있다.

WM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비용 대비 수익이 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고액자산가(VIP) 확보를 위해 공을 들인 만큼 그 심정은 더욱 참담하다. 올 들어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146건의 지점 폐쇄 신고 중 전체의 51.4%인 75곳이 서울 소재다. 이 가운데 강남구(18곳) 서초구(10곳) 송파구(8곳) 등 폐쇄 지점의 4분의 1이 강남 3구에 소재해 있다.

해외 진출도 원점부터 재검토하고 있다. 올해 초 우리투자증권은 북경 사무소를 철수하고 리서치 업무를 수행하고 있던 현지 법인으로 흡수 통합했다. 현대증권 역시 지난해 베트남 호피민에 이어 올해는 일본 도쿄 지점, 영국런던 법인 문도 닫았다.

A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대규모 인력감축은 어느정도 마무리된 상태”라며 “현재는 조직을 추스리고 영업력을 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1차 원인 ‘실적’, 2차는 ‘금융당국’?=증권업계 퍼지고 있는 곡소리의 1차 원인은 반토막난 실적탓이다. KDB대우증권과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등 5개 증권사의 올해 1분기(4~6월) 순이익은 273억원으로 전년대비 70.3%, 전분기 대비 85% 급감했다.

특히 현대증권은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이 256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기간 114억원보다 적자 폭이 2배 이상 커진 것이다. 한화투자증권 역시 1분기 121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으면서 지난해에 이어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6조원대를 기록하던 일평균 거래대금이 7월 이후 5조원대까지 밀려나면서 실적에 부담을 줬다. 심지어 시장금리 급등으로 인해 채권평가 손실이 발생하면서 트레이딩 수익도 적자로 돌아섰다.

우다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의 점진적인 회복에도 리테일 투자심리 회복은 지연될 가능성이 커 실적 개선 모멘텀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중기적으로 창조경제하에 자금조달 시장 개선이 기대되지만 아직 활성화 단계라고 보기 어려워 증권사 수익으로 연결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말한다. 지난 2007년 증권업 허가 문턱을 대폭 낮추면서 사실상 업계 난립을 부추긴데다 자본시장법 통과를 지연시키면서 증권사들이 다양화된 수익구조를 갖출 기회(시기)를 놓치게 했다는 지적이다.

B증권사 관계자는 “차일피일 미뤄온 자본시장법이 통과되고 시행을 코앞에 두고 있지만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적극적으로 사업에 나설 수는 상황”이라며 “업계 난립을 허용하고 규제든 개입이든 타이밍을 못 맞춘 금융당국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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