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굽는 유명우 “난 참 행복합니다” [스포츠 스타 인생 2라운드]

입력 2013-08-16 10:53 수정 2013-08-16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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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감독 홍명보ㆍ대학 교수 이만기 등 은퇴후에도 빛나는 스타들의 삶

“어서 오세요.” 장난기 어린 얼굴의 한 중년 남성이 손님을 맞이했다. 주인장이다. 그는 손님들 앞에서 능숙한 손놀림으로 직접 고기를 굽고, 능청스럽게 농담을 건네며 립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마치 옆집 아저씨를 보는 듯 편안한 인상의 주인장은 누가 봐도 장사꾼이다.

그런데 고기를 굽는 그의 손놀림이 범상치 않다. 체구에 비해 큼직한 주먹에는 굳은살이 널찍하게 자리하고 있다. 결코 평범하지 않은 주먹의 소유자인 그는 프로복싱 WBA 주니어플라이급 전 세계챔피언 유명우(49)다.

그는 현재 경기 수원과 서울 송파에서 오리고기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다. 은퇴 후 친척이 운영하던 예식장 일을 돕다 자신의 이름을 건 설렁탕집을 오픈했고, 지금은 대형 오리고기 체인점을 운영, 제법 잘나가는 사업가다. 올해 초에는 YMW 버팔로 프로모션을 설립, 국내 프로복싱 부활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그라운드를 떠난 스포츠 스타들의 인생 이모작이 한창이다. 스포츠 스타들은 현역 시절 누구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은 선수들이다. 그만큼 부와 명예가 보장됐다. 그러나 은퇴 후에도 부와 명예가 보장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은퇴 전보다 처절한 전쟁을 치러야 한다.

따라서 은퇴한 스포츠 스타들이 가장 선호하는 진로는 감독·지도자다.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환경 변화에도 위화감이 덜해 안정적 인생설계가 보장된다.

홍명보(44), 선동열(51), 허재(48) 등은 대표적 스포츠 스타 출신 감독들이다. 이들은 현역 시절 화려한 명성에 걸맞은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홍명보는 지난해 런던올림픽 축구대표팀을 이끌며 사상 첫 동메달을 획득했다. 올해는 국가대표 감독으로 선임,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선동열은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삼성 라이온즈 감독을 맡아 3번이나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았다. 지난해부터는 기아 타이거즈 감독을 맡아 과거 해태 타이거즈의 중흥을 노리고 있다.

‘농구대통령’ 허재는 2005년부터 프로농구 전주CC 이지스의 사령탑을 맡았고, 2009년에는 국가대표 감독을 맡기도 했다.

1980년대 국내 씨름계를 평정했던 이만기(50)는 인제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고,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32)를 비롯한 김미정(41), 전기영(40), 안병근(51) 등 유도선수 출신들은 전부 용인대학교 교수다.

TV 해설위원도 인기 ‘이모작’이다. 양준석(44·SBS)과 안경현(43·SBS ESPN), 이병훈(46·KBS NSPOTS), 이경필(39·JTBC·IPSN) 등은 경험에서 우러나는 현장감 넘치는 야구해설에 그동안 숨겨뒀던 구수한 입담을 곁들여 야구팬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1973년 사라예보 세계탁구선수권 단체전 우승의 주역 이에리사(59)는 현재 국회의원(새누리당)으로 활동 중이다. 2005년부터 3년간 태릉선수촌장을 역임했고, 올해는 여성 최초 대한체육회장에 도전하는 등 국내에서는 드물게 스포츠 행정에 앞장서고 있다.

프로골퍼로 전향해 인생 이모작을 꿈꾸는 스포츠 스타들도 많다. 특히 스윙이 비슷한 야구선수들은 은퇴 후 프로골퍼로 데뷔하는 일이 많다. 조현(39), 인현배(42), 이준용(39·이상 LG 트윈스), 방극현(44·쌍방울 레이더스), 김유봉(37·OB 베이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대부분 골프연습장이나 골프아카데미를 개설해 아마추어 또는 주니어골퍼들을 대상으로 레슨을 하고 있다.

조현씨는 “프로야구선수 출신 프로골퍼는 장점이 많다”며 “얼굴이 알려진 만큼 신뢰감이 있을 뿐 아니라 두 가지 이상의 운동을 능숙하게 할 수 있다는 점도 높이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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