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력 적정한가]조무사 교육경력따라 간호사로 ‘승진 사다리’

입력 2013-07-18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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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인력 체계 3단계 개편안 살펴보니

간호 서비스 종사자들의 하루 일과는 ‘전쟁터’로 표현될 수 있다.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들은 기본적인 진단을 위해서 일정을 일일이 체크하는 것을 시작으로 환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병원이 제기능을 하도록 곳곳에서 쉴틈없이 움직여야 한다. 하지만 간호사 배치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에 위치하고 있으며, 국내 간호사 수가 갈수록 부족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부족한 간호사 수와 열악한 근무환경은 상호간의 원인과 결과로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간호사가 부족한 탓에 하루 평균 12시간에 달하는 근무시간과 3교대에 따른 불규칙한 생활 등 근무에 부담이 가중된다. 한편으로는 힘겨운 노동강도에 그만두는 이들이 생기면서 만성적인 인력 부족이 이어진다.

정부는 지난 2월 간호인력 보완을 위한 대책으로 체계 개편에 나섰다. 오는 2018년에 현행 간호조무사 제도를 폐지하고 간호인력을 3단계 체계로 전면 수정할 방침이다. 하지만 현직 간호사를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다.

◇노동환경 열악한데…간호사 수는 점점 줄어 =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한 국내 간호사들의 수가 부족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보건사회연구원 오영호 보건의료연구실장이 학술지 ‘고건경제 정책연구’에 게재한 ‘간호사 인력의 수요 및 공급’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25년에는 국내 간호사 수가 최소 1만8300여명에서 최대 2만9000명가량 부족해질 수 있다. 단, 이는 정부의 정책 방향이 고려되지 않은 2007년의 생산성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보고서는 향후 간호사 인력(등록기준)은 2015년 29만3000여명, 2020년 35만2000여명, 2025년 39만1000여명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중 활동인력은 2015년 18만8000여명, 2020년 22만5000여명, 2025년 25만600여명으로 각각 추산됐다.

아울러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간호사 인력부족 현상을 막으려면 관련 학교의 정원을 늘리는 정책뿐만 아니라 비활동 간호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면허 재등록제도 도입 △간호사의 근무조건 개선 △유휴인력 재취업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개발 등을 제시했다.

오 실장은 “간호인력의 문제는 크게 간호사들의 수급 문제와 간호인력의 체계 문제로 나눠서 볼 수 있다”며 “그동안 수급 불균형 문제가 계속 논의됐다. 특히 3교대에 따른 근무시간의 불규칙 문제로 결혼 이후에 그만두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소병원은 간호사의 임금이 낮은 수준이고 간호사들의 이동이 심하다”며 “지방에서 대도시로, 대도시에서 대형병원으로, 보수도 좋고 복지도 잘 되는 곳으로 이동이 많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간호인력 체계 개편… 2018년 3단계 제도 마련 = 보건복지부는 의료현장에서 간호인력 부족에 따른 업무부담 가중과 간호조무사 양성과정의 관리 부실 및 업무범위 논란 등의 문제 등이 지속적으로 제기됨에 따라 지난 2월 간호인력 체계를 3단계로 개편한다고 발표했다.

개편안은 ‘간호사-간호조무사’로 분리 운영되는 현행 간호인력 체계를 ‘간호사-1급 간호실무인력-2급 간호실무인력’의 3단계로 수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복지부는 관련단체, 이해관계자, 전문가 등과 논의해 구체적으로 제도화 방안을 마련해 나갈 방침이다.

개편안에 따라 간호사는 현행대로 대학 4년의 교육과 실습을 받아야 하고 새로 도입될 1급 실무간호인력은 대학 2년의 교육과 실습을 받은 사람, 2급 실무간호인력은 간호특성화 고등학교 또는 고교 졸업자 중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하는 교육기관(학원)에서 소정의 교육을 마친 사람이어야 한다.

이 밖에 교육과 경력에 따라 상위 단계의 자격이나 면허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2급 실무간호인력은 1급 실무간호인력으로, 1급 실무간호인력은 간호사로 되는 문이 열린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간호업무는 여성이 근무를 많이 하기 때문에 새벽 교대근무를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는 문제를 겪고 있다”며 “간호인력이 더 들어가야 한다는 차원에서 보조인력의 교육 관리를 높이며 병원에서 간호사를 채용하는 유인이 생기도록 유도하고 있다. 현재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단계별 승진제와 관련해 “평생 간호보조인력으로 남아있기보다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노동연구원 배규식 선임연구위원은 “일정 교육을 받지 못한 간호조무사를 승진시키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며 “간호사들은 결혼이나 출산 등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근무형태를 다양화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서비스퀄리티도 유지해야 한다. 간호사는 학력이 높은 편으로 서비스 퀄리티를 높일 수 있지만 병원에서는 비용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고 전했다.

◇간호사들 개편안 ‘승진제도’ 반발 = 하지만 간호사단체는 이 같은 개편안의 ‘승진제도’에 반발하고 있다. 대한간호협회는 간호인력 개편안 가운데 간호 보조인력이 경력을 쌓으면 간호사 면허를 딸 수 있게 하는 내용에 반대하고 나섰다. 특히 정부가 지난 2011년 단행한 '간호교육 4년제 일원화' 방향에도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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