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산업은 갈등 덩어리”… 조환익 사장의 ‘씁쓸한 웃음’

입력 2013-07-18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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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포럼서 밀양송전탑 관련 답답한 심정 우회 표현… 사회적 공론화기구 구성에 대해선 "의미 없다" 일축

“전력산업은 ‘갈등의 덩어리’다. 이해관계가 다들 다르다. 모든 것을 충족시키려면 ‘신의 영역’에 들어설 수밖에 없다.”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17일 전력산업을 ‘갈등의 덩어리’로 표현하며 최근 밀양송전탑 사태에 대한 답답한 심정을 우회적으로 나타냈다. 한전 사장으로 취임한 지 약 8개월이 지났지만 최대 현안인 밀양송전탑 갈등이 전혀 진전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해서다.

조 사장은 이날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90회 경총포럼’의 연사로 나서 “수많은 이해관계가 엉켜 있는 곳이 바로 전력산업”이라며 “소위 최근 뜨거운 감자인 밀양은 물론, 다른 지역에서도 갈등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를 해소하는 게 한전 사장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조 사장의 표현에 따르면 전력분야는 갈등을 몰고 다니는 산업이다. 일반 소비자들은 낮은 전기요금을 요구하지만 한전 주주들은 전기요금 인상을 바란다. 또한 지역적으로는 밀양송전탑 사태와 같이 전력설비에 대한 주민들의 강한 거부감이 갈등을 유발한다.

조 사장은 “이 같은 각기 각층의 요구들을 모두 충족시키려면 ‘신의 영역’에 들어설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씁쓸한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전력분야에 있어 사실상 모든 갈등을 해소시키는 건 불가능하다는 조 사장만의 유머러스한 표현이다. 지난해 12월 취임부터 현재까지 갈등 상황 속에 있었던 조 사장이기에 가능한 표현이기도 하다.

이어 조 사장은 “불과 20여 년 전만 하더라도 동네에 전기가 들어오면 축제가 벌어지곤 했는데, 이젠 어떤 전력시설이 들어오더라도 논란이 된다”며 간접적으로 밀양송전탑 갈등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날 조 사장은 전반적으로 ‘밀양’이라는 단어를 꺼내지 않으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자신의 발언들이 자칫 밀양송전탑과 관련해 또 다른 갈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포럼 끝난 이후에도 조 사장은 기자들이 밀양송전탑 사태에 대한 질문을 하자 난감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공사 재개 시점에 대해서도 "이번 달은 장마철이기 때문에 공사를 바로 재개할 생각은 하고 있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조 사장은 최근 반대대책위원회 측이 주장하고 있는 ‘사회적 공론화 기구 구성’에 대해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전문가협의체 활동에서 충분히 검증한 부분이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조 사장은 “충분히 이 문제에 대해선 다른 대안이 없다고 협의체에서 검증했기 때문에 더 이상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사회적 공론화 기구를 구성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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