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CEO 교체 승부수] 증시 불황 속 경쟁력 끌어올려라

입력 2013-07-16 10:37 수정 2013-07-1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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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양•현대증권 수장 업계통으로 바꿔

지난 1993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혁신을 위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는 유명한 어록을 남겼다.

올해 증권업계의 행보를 보면 이 말이 딱 어울린다. 증시 불황으로 침체를 겪고 있는 증권사들이 줄줄이 수장을 교체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증권사들의 잇단 수장 교체는 실적 급감의 이유가 크다. 2012회계연도 기준 3월 결산법인 증권사(19개사)의 영업이익은 8010억원에 그치면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5%나 급감했다. 당기순이익은 5241억원으로 47%나 감소했다.

증권사 가운데 현대증권, SK증권이 영업이익에서 적자전환했고,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동양증권, 유진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4개사는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증권사 영업이익이 급감한 것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에 따른 경기침체로 주식시장 거래가 줄었기 때문이다. 증권사 주 수입원인 거래수수료(브로커리지)는 전년보다 32.2% 줄었다.

직원과 지점을 줄이는 구조조정을 통해 판매관리비를 2011회계연도보다 6.6% 줄였지만 수수료 감소에 따른 영업 부진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증권사 수익에서 거래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 가깝다.

그동안 증권사들이 투자은행(IB)이나 자산관리 등 사업다각화를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해왔지만 아직은 그 비중이 낮다. 자본시장법이 국회에서 통과됐지만 수익원으로 연결되려면 시간이 걸린다.

이같은 대내외 악재 속 증권사들은 수장 교체를 통해 분위기 전환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내부적으로는 조직개편 등을 통해 조직 효율화 및 침체된 분위기를 다잡고 외부적으로는 회사 경쟁력 끝어올리기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것. 또한 낙하산보다는 업계 사정을 잘 아는 인사들이 전면에 등장했다는 점도 주위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9일 김원규 신임 대표이사 사장의 취임식을 가졌다. 김 대표는 지난 1985년 우리투자증권의 전신인 LG투자증권에 입사하며 업계에 발을 내디뎠다. 이후 우리투자증권의 연금신탁영업 상무, 홀세일사업부 대표, 전무 등을 역임했다.

김 대표는 취임 후 나흘 만에 조직을 축소하고 임원을 물갈이하는 대규모 조직 개편 인사를 단행했다. 대표이사 밑에 기존 8개 부문을 4개 사업부(WM사업부, IB사업부, Wholesale사업부, Trading사업부), 경영지원총괄 등 5개 부문으로 축소했다.

기존 5개 사업부에서는 상품총괄이, 비(非) 영업조직 가운데서는 리스크관리본부와 리서치본부의 조직이 축소됐다. 또 해외법인 등 글로벌 사업을 전담하던 글로벌 본부는 해체돼 연관성이 있는 각 사업부로 쪼개져 들어갔다.

동양증권은 지난달 28일 정진석 전 동양자산운용 대표이사를 동양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신규 선임했다.

정 대표는 서울고,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미국 퍼시픽 루터란 대학 경영학 석사(MBA)를 거쳐 1986년 동양증권에 입사했다. 이후 1996년 임원으로 승진해 이후 동양인베스트먼트, 동양자산운용 등 주요 금융계열사 대표이사를 지냈다.

그룹 전략기획본부 부사장 등을 지낸 대표적인 전략기획통으로, 최근 증권업계의 수익성 악화 등 위기 상황과 맞물려 정 대표의 역할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증권도 지난 5월 28일 김신, 윤경은 각자 대표체제에서 윤경은 단독 대표 체제를 공식화했다.

윤 대표는 파리바은행(현 BNP파리바), LG선물, 굿모닝신한증권(현 신한금융투자)를 거쳐 솔로몬증권(현 아이엠투자증권) 대표이사를 역임한 증권업 전문가로 현대증권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 최근 현대증권 대표 이사 사장에 올랐다.

이밖에도 중소형 증권사 가운데 리딩투자증권, 골든브릿지증권, 한맥투자증권 등이 대표 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 침체로 분위기를 쇄신하고자 수장 교체에 나선 증권사들이 많다”며 “업계의 사정을 잘 아는 인사들이 대거 전면에 등장했다는 점에서 이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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