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의 자산관리]가업승계부터 자녀교육까지… ‘가문의 영광’ 지켜드려요

입력 2013-06-2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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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치들 상속•증여 관심 높아… 증권사 앞다퉈 관련 서비스 출시

▲이른바 슈퍼리치들은 자신의 자산을 안전하게 자녀에게 물려주길 원하고 있다. 이에 증권사들은 슈퍼리치들을 대상으로 자산을 제대로 물려주는 법 등의 조언뿐 아니라 포트폴리오까지 제공하는 상속증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중소기업을 15년째 가업으로 이어가고 있는 강한모(65)씨는 최근 건강이 악화되면서 후계자인 아들과 딸에게 가업과 자산을 물려줄 준비를 하고 있다. 강씨는 증권사 프라이빗뱅킹(PB) 센터와 상의해 가업승계와 관련된 세무컨설팅을 지원받아 세제혜택을 늘리는 것은 물론 유언대용신탁 자산컨설팅까지 받아 혹시나 있을 수 있는 유산 분쟁 가능성에 대비할 계획이다.

60~80대 슈퍼리치들이 상속문제 해결을 위해 증권사의 상속증여 서비스에 몰리고 있다. 상속증여 서비스는 자산의 보전과 증식•관리는 물론 부(가업)의 승계까지 돕는 서비스다. 프라이빗뱅커(PB)와 자산관리 측면에서는 유사하지만 고객이 개인 단위가 아닌 가문 단위라는 데서 차이가 난다. 따라서 상속•증여에 대한 조언뿐만 아니라 가문 자산의 포트폴리오, 2세대의 자산관리 교육까지 나선다.

◇슈퍼리치의 고민은 ‘물려주기’ = 그동안 증여는 유산 상속시 상속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수단으로 많이 이용됐다. 국세청에 따르면 증여세액은 2009년부터 꾸준히 늘어 2011년 3조566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해 상속세 1조5545억원의 두 배가 넘는 액수다.

자산가 사이에서 ‘증세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이 액수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은하 미래에셋증권 세무사는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만으로는 절세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슈퍼리치들은 아예 재산을 가족에게 나눠줘 세금을 줄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탓에 적잖은 세금을 물고서라도 재산을 증여하려는 이들이 많아졌다. 30억원대 자산가인 이모씨가 그런 경우다. 그는 최근 부인과 자녀에게 8억원 이상을 증여하고 1800만원의 증여세를 냈다. 종합과세 기준 변경에 따라 늘어난 세금 600만원을 해마다 내느니 3년치를 증여세로 물고 신경 쓰지 않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언젠가 내야 할 상속세도 미리 낸 셈이니 괜찮은 재테크 전략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우리투자증권의 초고액 자산가 전담 조직인 프리미어블루본부 강남센터에는 요즘 소위 ‘1.3’ 증여가 대세다. 즉 성년인 자녀에게 증여세 면세 한도인 3000만원을 증여하면서 세율 10% 구간인 1억원을 얹어준다는 뜻이다.

조재영 PB팀장은 “이 경우 증여세가 900만원 정도 나온다”며 “세금도 조금 내면서 떳떳하게 자녀에게 종잣돈을 만들어준다는 개념”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자녀를 위한다고 무턱대고 증여했다가 자녀의 소득세나 건강보험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증권사들 “맞춤형 상속 해드립니다” = 이처럼 상속세에 대한 슈퍼리치들의 고민이 늘어나자 국내 증권사들은 ‘가문 혹은 가업’이란 키워드가 들어간 VVIP 특화 서비스 시장에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증권사 최초로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내놓은 데 이어, 증권사들이 자산가 집안의 재산이나 가업, 세대간 부의 이전 및 승계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해주는 가문관리서비스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는 가문 자산관리 서비스와 함께 기업가 고객들을 위해 기업공개(IPO), 채권발행 등 기업경영 컨설팅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기업을 운영하는 고객에게 가업승계와 관련한 1대1 컨설팅을 통해 가장 좋은 가업승계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또 이와 관련한 맞춤형 기업금융 서비스나 상품을 제공한다.

우리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고객의 자산을 유언장 없이 생전에 안전하게 관리, 운용한 뒤 사후 지정된 수익자에게 상속재산을 분배하도록 하는 유언대용 신탁상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과거 위탁매매 수수료에 의존하던 증권사들이 거래대금 급감으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자산관리영역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며 “고객층을 더욱 세분화해 VIP, VVIP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다양한 상품 장점 = 그동안 증권사들은 안전성을 내세운 은행, 보험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산관리 서비스에서 뒤처진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노후대비 금융시장은 은행이 중심이고 증권사는 상대적으로 뒤지는 모양새다. 통계청에 따르면 노후자금 준비 방법과 관련, 국민연금이 78%, 예금이 61%를 차지했다. 반면 증권사가 강점을 가진 주식 등은 6%에 불과했다.

하지만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위험, 안전자산의 조합으로 다양한 상품 개발에 강점을 지닌 증권사들의 행보도 만만치 않다. 안정성과 수익성을 겸비한 채권을 활용하거나 다양한 설계 등 ELS상품을 개발하는 등 연금상품도 세분화, 다양화되는 추세다. 특히 은행, 보험사의 독무대였던 신탁상품에도 진출해 상속, 증여 쪽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그렇다면 슈퍼리치들이 증권사로 발길을 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거에는 주로 부동산 증여가 대세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자녀에게 미리 미리 증여하기 위해 금융자산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정수 삼성증권 세무사는 “과거보다 증권사들의 금융자산 상품이 다양해졌고 안정적인 수익과 함께 플러스 알파의 수익을 주고 있기 때문”이라며 “취득세 등 자산 이전에 대한 비용이 없고 소액으로 증여가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금융자산 증여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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