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10년]10년 전 겨울연가로 한류태동, 10년 뒤 오늘은?

입력 2013-05-3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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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드라마 히트행진·K-팝으로 인기확산… “아이시떼루 코리아” 한일외교사 큰 족적

서울 명동 거리에서, 그리고 강원 춘천 남이섬에서 일본 중장년층 남녀를 쉽게 만날 수 있다. 드라마 제작 현장이나 SBS ‘인기가요’등 음악 프로그램 촬영장에서는 어김없이 젊은 일본 여성들을 볼 수 있다. 한류 스타가 나오는 뮤지컬 공연장, 콘서트장에서도 어김없이 일본 관객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장근석이 일본 공항에 나타나면 일대가 마비된다. 카라는 2011년 이후 일본에서 매년 600억~700억원 수입을 올린다. 일본 신오쿠보 지역을 찾으면 일본인지 한국인지 착각을 할 정도다.

10년 전만 해도 상상을 못했던 풍경이다. 이 기적 같은 모습을 연출한 것이 무엇일까. 하나의 드라마였다. 바로 ‘겨울연가’다. 2002년 1월 14일부터 3월 19일까지 KBS를 통해 방송된 ‘겨울연가’는 20%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때까지 20부작 ‘겨울연가’가 대한민국 대중문화사를 강타하는 한 사건이 될 줄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2003년 4월부터 9월까지 위성방송 NHK-BS2에서 방송되면서 예상 밖의 인기를 끌자 이듬해 지상파 방송인 NHK로 옮겨져 방송됐다. 토요일 오후 11시대인데도 20.6%라는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며 한국 드라마의 존재감을 일본 열도에 강렬하게 각인시켰다. 일본에서의 문화적 사건으로까지 인식된 ‘겨울연가’는 신드롬을 일으킴과 동시에 세계 대중문화 시장 2위인 일본에 한류를 촉발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이전 조용필 등 한국 가수들과 영화 등이 눈길을 끌었으나 단발적이었다. 하지만 ‘겨울연가’로 촉발된 한류는 지속적으로 발전하면서 최근까지 진화하고 있다. ‘겨울연가’가 없었다면 오늘의 일본에서의 한류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 한일 양국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겨울연가’연출자 윤석호 PD는 “처음 일본 NHK가 구매 의향을 드러낼 때 창피만 당하지 않았으면 했다.‘겨울연가’의 일본 성공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일본에서 방송되면서 시청률이 발표되고 이럴 수 있는가 라는 생각을 했을 정도다. ‘겨울연가’가 세계적인 대중문화 시장을 자랑하는 일본에서 인기를 얻는 것을 보고 연출자로서 큰 자부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겨울연가’는 2004년 일본내 히트상품 2위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일본제일생명경제연구소 발표에 따르면 2004년 기준 ‘겨울연가’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관광수입 5705억원, 생산유발액 1조1906억원, 부가가치 유발액 5791억원에 달한다. ‘겨울연가’ 한 편이 2조원대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 것이다. 이후 한류 상승과 국가 이미지 제고, 다른 상품의 수출 촉진 등을 고려하면 ‘겨울연가’의 경제적 가치는 상상을 초월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겨울연가’의 주역 배용준·최지우·박용하와 윤석호 PD는 일본의 국민스타를 능가하는 인기를 얻었고, ‘겨울연가’소설이 122만부나 팔리는 등 관련 부가시장에서의 이윤도 엄청났다.

‘겨울연가’로 인해 ‘아름다운 날들’ ‘올인’ ‘천국의 계단’ 등 한국 드라마들이 계속 인기를 얻었고, 이후 2000년대 중반부터 K-POP 중심의 한류로 발전을 거듭했다.

‘겨울연가’는 일본에서 본격적인 한류를 촉발시켰을 뿐만 아니라 한류의 질적, 양적 변화를 초래했다. ‘겨울연가’ 방송 이후 한국 드라마는 유료 위성방송 위주에서 후지TV, NHK 지상파와 인터넷 중심으로 방송됐고 K-POP의 경우 드라마 OST에서 방송, 음반, 콘서트, SNS 등 유통채널이 다양화됐다. 또한 한국 드라마는 후지TV를 비롯한 주요 방송사 주요 시간대에 편성되는 횟수가 급증했다. ‘겨울연가’를 좋아하며 한류 전위대 역할을 했던 사람들은 중장년층 여성들이었다. 이후 ‘대장금’으로 남성팬들이 가세했고, K-POP으로 10~20대 젊은층이 한류의 소비자층으로 유입됐다. ‘겨울연가’로 인해 한류 콘텐츠의 일본 수출도 급상승했다.

‘겨울연가’ 드라마 한 편으로 한류뿐만 아니라 한국 국가 브랜드와 이미지가 고조됐고, 한국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일본인들이 급증했다.

80대 재일동포 할아버지 한 분의 “살아 생전에 일본 사람들이 한국에 대해 칭찬하고 한국 문화에 찬사를 보내는 것을 볼 줄 꿈에도 몰랐다. 너무 고맙다”는 한마디에 감동했다는 윤석호 PD의 말은‘겨울연가’ 드라마 한 편이 그야말로 한국 대중문화사뿐만 아니라 한일 외교사에도 큰 족적을 남겼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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