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룡, 왜 충무로 대세가 됐을까? [배국남의 스타성공학]

입력 2013-05-13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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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룡, 왜 그가 충무로 대세가 됐을까[배국남의 스타성공학]

그는 인기 스타의 수식어인 ‘1,000만 배우’가 아닌‘2,000만 배우’다. 사람들은 그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충무로 새로운 대세”라고. 한국 연예인의 인기 판도인 CF에서도 그의 존재감은 확연하게 드러난다. 류승룡(43)이다.

▲사진=뉴시스
2011년‘최종병기, 활’로 747만명의 관객을 이끌더니 지난해 ‘내아내의 모든 것’으로 458만 관객을 끌어 모았다. 곧 바로‘광해, 왕이 된 남자’로 1,000만 배우 대열에 당당히 합류했다. 그리고 올 들어 한국 영화사에 기록될 엄청난 흥행사고(?)를 쳤다. 주연으로 전면에 나선 영화‘7번방의 선물’로 1000관객을 동원한 것이다. 출연한 영화 두 편이 연속으로 1,000만 관객을 동원하는 초유의 흥행 신화의 주역이 된 것이다.

한동안 ‘7번방의 선물’을 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과 구분된다는 농담의 진원지 역할을 한 류승룡은 강력한 흥행파워를 가진 스타로 비상했을 뿐만 아니라 2012년 청룡영화상, 대종상 등에서 조연상을 휩쓸며 뛰어난 연기력을 가진 배우라는 인증까지 받은 충무로의 새로운 대세다.

시사회와 시상식장에서, 기자간담회장에서, 인터뷰 자리에서, 방송에서 그리고 영화에서 직간접적으로 만난 류승룡은 어떤 배우일까.

대중매체와 대중, 그리고 전문가에게서 쏟아지는 ‘대세’라는 수식어에 대해 과찬이라며 한사코 손사래를 치는 류승룡은 “‘7번방의 선물’을 보고 아내가 처음으로 ‘존경 한다’고 말을 해줬다. 그동안 아내가 대부분 ‘수고했다’라고 말을 했는데 ‘존경한다’는 말을 해 정말 좋았다” 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류승룡은 아내가 건넨 “존경 한다”는 한마디를 대중매체의 찬사보다, 평론가의 극찬보다, 그리고 각종 영화상 수상보다 더 소중하게 여기는 그런 사람이다.

류승룡의 또 다른 면모를 살펴볼 수 있는 곳이 지난해 10월30일 열린 49회 대종상 시상식이었다.‘광해, 왕이 된 남자’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류승룡은 “‘광해’가 아닌 ‘내아내의 모든 것’으로 수상소감을 하겠다. ‘광해’가 앞에서 너무 많이 받았다.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영원히 사랑할 수밖에 없는 임수정씨, 상대배우의 소중함 알려준 이선균씨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렇게 류승룡은 작은 것 하나도 배려를 할 줄 아는 사람이다.

류승룡이 6세 지능의 아빠, 용구역을 맡아 어린 딸에 대한 무조건적 사랑을 그려 관객들에게 무한감동을 선사하며 1100만 관객을 돌파한 ‘7번방의 선물’에 대해서도 “기분이 너무 좋다. 1000만이라는 관객수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관객과 네티즌의 관람평과 반응 등이 호의적이어서 너무 좋다”고 했다.

그래서‘대세’라는 수식어에 어색해하고 자꾸 숨는다. 하지만 류승룡은 관객이 그리고 영화계 종사자들이 인정하는 명실상부한 충무로의 대세다.

▲사진=뉴시스
대세가 되기 이전의 류승룡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존재감이 약간 드러나는 조연 배우라는 사실과 외모가 강렬하다는 정도. 그는 안재욱 황정민 신동엽 등과 같은 서울예술대학 연극학과 동기다. 대학 때부터 연극무대에 올랐고 그리고 지금은 세계적 공연 브랜드가 된 ‘난타’1기 멤버로 5년간 활동을 펼쳤다.

이후 2004년 영화 ‘아는 여자’의 출연 분량이 채 1분도 안 되는 강도1이라는 단역을 시작으로 충무로에 진출해 ‘박수칠 때 떠나라’‘7급공무원’‘퀴즈왕’ ‘평양성’ ‘고지전’ ‘드라마 ‘별순검 시즌1’ ‘바람의 화원’‘개인의 취향’등에서 코믹한 캐릭터 아니면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개성 강한 배역을 맡아 연극배우가 아닌 영화배우와 탤런트로서의 류승룡을 관객과 시청자에게 알리기 시작했다.

대학 때부터 무대에서 다진 연기력의 내공과 뛰어난 캐리턱 분석력과 그리고 작품에 대한애정과 열정은 자칫 부자연스럽게 튈 수 있는 캐릭터들에 자연스러운 생명력을 불어 넣으며 관객과 시청자에게 때로는 웃음을 때로는 눈물을 선사했다.

‘7번방의 선물’에서 6세 지능의 아빠역 역시 부자연스럽거나 과장되게 보일 수 있는 가능성이 많았지만 류승룡 이었기에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희화화되고 과장된 지적장애인 모습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습니다. 그들에게도 가족이 있고 그들의 가족이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연기에 임했지요. 지적장애인 연기라기 보다 동심을 유지하는 사람의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충무로 대세로 떠오른 류승룡은 어떤 연기자이고 싶을까. 그가 강의를 나가는 서울예술종합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것이 바로 목표의식과 재미다. 그는 두가지 키워드를 연기자의 화두로 내세우며 몸소 연기로 보여주고 있다.“연기를 왜 하려고 하느냐는 동기와 목표의식이 제일 중요하다고 봅니다. 항상 전 연기에 대한 목적의식을 갖고 있으라고 학생들에게 주문하지요. 연기가 좋아서 연기를 배우고 하는 것과 인기나 엄청난 수입, 화려한 것만을 보고 연기를 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지요.”

▲사진=뉴시스
류승룡은 또 한번 강조한다. “저는 CF를 많이 찍어 돈을 많이 벌려고 혹인 인기와 명성을 얻으려고 배우가 된 것이 아니고 연기가 재미있고 또한 재미있게 연기하다보니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그에게 롤 모델이 있을까. “10여년 전만 해도 40대 이상 배우들이 비중 있는 역을 맡지 못했습니다. 선구자 역할을 해주는 안성기, 최민식 선배님에게 감사합니다. 그리고 늘 꿈과 희망 그리고 연기의 열정을 주는 송강호, 설경구, 김윤석 선배님에게도 항상 고마움을 느낍니다.”그의 이 말에서 그가 닮고 싶어 하는 배우가 누구인지,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를 엿볼 수 있다.

‘7번방의 선물’이 1100만 관객을 동원하며 대중문화계에 아버지 신드롬을 일으킨 진원지 역할을 하면서 자연인 류승룡에 대한 관심도 증폭됐다. 그는 두 아들을 둔 아버지다. 그리고 가정에 가장 큰 의미를 부여하는 가장이기도 하다. “가정과 가족은 활력을 주고 살아가는 이유이며 연기할 수 있는 힘을 주는 제 삶의 존재기반입니다.”

요즘 영화 촬영 등으로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없어 두 아들과 아내에게 미안하다는 류승룡은 지적장애로 인해 살인죄 누명을 쓰고 끝내 사형을 당하는 내용을 담은‘7번방의 선물’을 하면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그리고 사법적 제도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했다고 했다.

“영화 속 용구는 엄청난 범죄의 누명을 쓴 채 비정상적이고 불법적인 수사를 받다가 끝내 사형까지 당하지만 말 한마디 못합니다. 용구를 통해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를 바라보는 우리사회의 잘못된 시선이나 편견을 일부나마 드러내고 싶었습니다.”

류승룡은 간절하게 당부했다. “영화를 본 관객분들이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기회를 가졌으면 합니다. 장애인 어린이 노인 등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잘못된 편견에서부터 공정하지 못한 수사체계와 조사관행 그리고 그릇된 사법적 판결에 이르기까지 부당함을 당하는 일은 이 땅에서 사라졌으면 합니다.” 예전에는 자기 자신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을 했는데 관객들이 ‘류승룡 때문에 본다’는 말하는 것을 들으면서 더 책임감이 느껴진다는 류승룡은 과정도, 결과도 모두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 그리고 어제보다 오늘이 더 나은 연기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단다. 그의 말을 들으면서 충무로의 대세로서의 지위는 더욱 굳건해질 것이라는 예감을 갖게 된다. (대법원 사보 4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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