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혼 여성의 절반 이상이 결혼 후 자녀 출산을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고 답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승권 연구원은 ‘자녀 가치관과 출산 행태의 변화’ 보고서에서 지난해 남편이 있는 15~44세 전국 기혼여성 4500명을 조사한 결과 ‘자녀를 반드시 가질 필요는 없다’(갖는 게 좋지만 없어도 무관하다)는 대답이 53.5%로 가장 많았다고 13일 밝혔다. 꼭 자녀를 둬야 한다는 응답은 46.3%였다.
결혼 후 자녀 출산을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기는 응답은 2003년 54.5%, 2006년 53.8%, 2009년 55.9% 등으로 지금껏 한번도 50% 이하로 내려오지 않았다.
남아선호 사상도 크게 줄어들었다. 아들의 필요성에 대해 58.3%가 ‘없어도 무관하다’고 답했다. ‘있는 것이 좋다’라는 대답은 33%였으며 ‘꼭 있어야 한다’는 응답은 8.2%에 불과했다. 2000년 같은 조사에서 아들이 ‘꼭 있어야 한다’는 응답이 16.2%였던 데 비해 절반이나 줄어든 것이다.
여야선호 흐름은 두드러지게 높아졌다. 이상적인 자녀수를 묻는 질문에 22.3%가 자녀의 성을 구별해 응답했다. 이들은 원하는 ‘남아수’와 ‘여아수’를 각각 1.14명, 1.32명으로 생각했다. 2009년 조사 때 남아 1.22명, 여아 1.35명이었던 것보다 격차가 더 커졌다.
김승권 연구원은 “이번 조사결과는 저출산 상황을 개선하려는 정부 대책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 된다”며 “부모의 처지에서 자녀를 부담으로 여기지 않도록 양육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