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는 일본산업]자동차·철강, 산업 부흥기로 ‘시동’ 거는 일본

입력 2013-05-06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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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낮춘 토요타·닛산, 미국·인도서 판매 질주… 세계 최고품질 평가 철강, 신흥시장 수주 점유율 상승

▲엔저의 영향으로 일본 철강업계가 되살아나고 있다. 사진은 JFE 스틸 서일본 제철소(후쿠야마지구)에 있는 자동차용 고급강판의 모습. (사진=JFE 스틸 홈페이지)
일본 자동차·철강업체들이 엔저 덕을 보며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잃어버린 20년’을 딛고 이들 산업이 다시 한 번 부흥기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엔저 효과를 가장 많이 보는 시장은 미국이다. 토요타는 지난 1~4월 미국 시장에서 70만5604대를 팔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1% 판매량이 늘었다. 다른 일본업체들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스바루는 17.4%, 혼다는 6.0%, 닛산은 3.2% 판매량이 각각 증가했다.

일본 자동차업체들의 판매량 증가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엔저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일본업체들이 이를 발판 삼아 공격적인 판촉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원희 현대차 부사장은 지난달 25일 열린 1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엔저를 이용해 가격을 내려 브랜드가치를 훼손하기보다는 이익률을 확보하는 식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지만,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닛산은 이달 3일부터 미국에서 출시하는 차량 18개 중 7개의 모델 가격을 최대 10.7% 낮췄다. 현대차 쏘나타와 경쟁하는 주력 차종인 ‘알티마’의 가격도 2.7% 낮아졌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아르마다’는 10.7% 인하했으며 ‘센트라’와 ‘주크’, ‘무라노’, ‘로그’, ‘맥시마’의 가격도 내렸다.

닛산은 현대기아차와 미국에서 판매량 순위 6위를 두고 다투는 최대 경쟁사란 점에서 현대기아차의 충격은 크다.

다른 일본 자동차업체들도 판촉 확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혼다는 인도 시장에서 ‘브리오’와 ‘재즈’의 가격을 인하했다. 엔저 효과를 전 세계 시장으로 확대시키기 위해서다.

특히 도요다 아키오 토요타 사장은 지난달 “5억 달러를 투자해 ‘렉서스 ES350’을 미국 켄터키 공장에서 연간 5만대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내 업계는 이를 두고 엔저를 기반으로 한 성장세를 장기적으로 가져가겠다는 포석으로 해석했다. 환 차익을 통한 경상이익 증가와 현지 판매 증가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겠다는 뜻이라는 것. 이 때문에 일본 업체들의 판매량 증가와 현대기아차의 판매량 감소가 맞물려 돌아갈 것이란 우려는 커졌다.

일본 철강업체도 엔저 효과를 보고 있다. 우선 지난해 10월 일본 철강업계 1위인 신일본제철과 3위인 스미모토금속이 합병, 출범한 신일철주금의 2012년 회계연도 하반기 실적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신일철주금은 지난 2011년 회계연도 하반기(2011년 10월~2012년 3월)에 118억엔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2년 회계연도 하반기에는 350억엔 수준의 흑자 전환이 전망되고 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JFE홀딩스도 2012년 회계연도 하반기에 395억엔의 순이익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국내 대표 철강기업인 포스코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4.7% 줄어든 것과 대조된다.

일본 철강업체들의 실적이 좋아진 것은 신흥시장에서 가격 경쟁력 우위를 갖췄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박용삼 포스코경영연구소 산업연구실 수석연구위원은 “동남아시아 등의 시장에서 일본 철강업체들이 엔저를 무기로 수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철강 부문은 자동차와 달리 완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가격을 낮춰도 브랜드 가치가 훼손될 우려가 적다. 게다가 일본 업체들의 품질 경쟁력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품질이 좋은 제품을 싼 가격에 공급하다 보니 다른 경쟁업체들이 시장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정재룡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연구위원은 “국내 철강산업이 원고·엔저로 인해 일본보다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된다면 향후 추가적인 수출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특히 주요 시장인 동남아시아에서의 점유율 하락과 함께 일본으로의 수출도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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