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권 대표의 실험적 경영에도 불구하고 현대홈쇼핑의 올해 1분기 매출이 고꾸라졌다. GS샵, CJ오쇼핑이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두자릿수 이상의 실적을 거둔 데 비해 초라한 성적표다. 지난해 3월 선임된 김 대표가 수익성 창출을 위해 대대적인 수술을 감행했지만 역효과를 불러왔다는 평가다.
올해 1분기 현대홈쇼핑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마이너스(-)27%를 기록한 반면, CJ오쇼핑과 GS홈쇼핑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7%, 32.8% 증가했다. 불황에도 홈쇼핑 업계가 승승장구하고 있는 반면 현대홈쇼핑은 역신장을 기록하며 수난을 겪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한해 동안 현대홈쇼핑 수익성 다양화를 위한 사업을 모색했다. 홈쇼핑 업계 양대산맥인 CJ오쇼핑과 GS홈쇼핑이 젊은층을 겨냥한 ‘패션사업’에 올인하자 김 대표 역시 업계의 흐름에 발맞췄다.
김 대표는 디자이너와 유명인과의 협업 브랜드를 론칭하고, 수입 브랜드를 전개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거듭했다. 실험적인 포맷 변경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왔다. 현대홈쇼핑의 경우 중년층 고객이 많아 젊은층을 겨냥한 의류가 어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유명 해외 브랜드 역시 국내에서는 인지도가 떨어져 매출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현대홈쇼핑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증권가의 혹평도 쏟아졌다. 증권업계에서는 취급고 부진을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했다. 인터넷몰은 매출 호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TV홈쇼핑은 수익창출 구조 개선이 시급하다는 의견이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TV홈쇼핑은 고정 프로그램이 10개 정도 구축됐다”며 “중장년층과 젊은층 고객까지 확보할 수 있는 패션 브랜드도 다양하게 구성해 3월부터 매출이 안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현대홈쇼핑의 시스템 편의화에 주력했다. 배송이 쉽지 않은 도서 산간지역에서도 도시와 똑같이 상품을 접할 수 있게 했다. 상품별 무료사용 체험과 손쉬운 반품 등 고객친화적인 서비스를 선보였다.
24시간 언제든지 쇼핑이 가능하도록 TV는 물론 인터넷, 카탈로그, 모바일 등을 넘나드는 유통 채널을 확대했다. 고객의 소리를 직접 확인하고 1시간 이내에 고객 관련 문제를 해결해주는 고객만족 프로그램도 실시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대홈쇼핑이 지난 한해 동안 대대적인 수술에 들어가 이미지 개선에 도움됐다”며 “매출로 이어지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에게는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지난 1월 현대홈쇼핑이 여성복 패션기업 한섬을 인수했기 때문이다. 수입 브랜드를 유치하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신세계 인터내셔날에 뺏기는 수모도 겪어야 했다. 김 대표는 이에 굴하지 않고 특유에 지구력을 발휘하고 있다. 동양매직 인수전에 참여하는 등 수익성 창출을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