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가볼만 한 철쭉 군락지

입력 2013-04-2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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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봉화산 내달 10일부터 개화… 6월 경북 ‘영주 소백산 철쭉제’… 내달 하순 만개 제주 한라산

▲4월 하순부터 6월 초까지는 전국의 명산이 연보라빛 파도에 휩싸인다. 봄의 정점을 알리는 철쭉 개화 때문이다. (사진=한국관광공사)
떨어지는 벚꽃은 봄의 본격적인 시작을 의미한다. 연분홍빛 세상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면 따스한 햇살과 평온한 기온은 진정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한다. 돋아나는 새순만큼 사람들의 옷차림도 화사해졌다. 계절은 점점 봄의 정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봄의 향연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봄 향연의 클라이맥스는 연보라색 꽃잎이 거대한 물결처럼 술렁이는 철쭉 개화 시기다. 매년 4월 하순부터 6월 초까지 이어지는 철쭉 개화 시기는 전국 명산을 온통 연보라색으로 수놓으며 등산객들을 매료시킨다.

전북 남원의 봉화산(920m)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철쭉 명산이다. 덕유산에서 지리산에 이르는 백두대간 남부구간의 중간지점에 위치한 봉화산은 지리산에 가려져 이름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해발 400∼500m의 고지대에 위치한 아영면으로 접어들면 생각은 달라진다. 이글이글 불타오르는 연보라색 철쭉이 등산객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5월 10일~20일은 봉화산 철쭉에 취하는 시기다. 남원시 아영면 마을주민들은 철쭉 개화기에 맞춰 봉화산 철쭉제를 개최한다. 철쭉제라 해서 성대한 행사는 없다. 오랜 기간 이어온 산신제(시산제)가 고작이다. 이후에는 만개한 철쭉을 감상하며 산행을 즐기는 정도다.

다음으로 찾아갈 철쭉 명산은 소백산(1440m)이다. 경북 영주에서는 6월 1일부터 ‘영주 소백산철쭉제’를 개최한다. 철쭉꽃길걷기, 소백산산신제, 죽령옛길걷기, 농특산품 및 풍기인견 홍보 마케팅 행사, 홍삼엑기스 무료 시음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소백산 12자락길의 신록을 동무삼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며 걷는 행사로 5월의 청정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산나물 판매, 계곡음악회, 먹을거리 시식 등 행사도 이어진다. 희방사에서는 등산객을 대상으로 스카프를 배부하고, 정상에서는 엽서 보내기 이벤트도 진행한다.

▲지리산 (사진=한국관광공사)
지리산 바래봉(1165m)도 빼놓을 수 없는 철쭉 명산이다. 마치 불길에 휩싸인 듯 황홀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특히 해발 1000m 이상의 지리산 바래봉 능선에는 산상화원이 꿈결처럼 펼쳐진다.

산기슭과 능선 곳곳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철쭉은 마치 붉은 카펫을 깔아놓은 듯 장관을 연출한다. 일제히 꽃부리를 펼치며 등산객들을 유혹한다. 붉은 물결은 봉우리 아래 도로와 마을에서도 육안으로 볼 수 있을 정도다.

강원 평창 대관령(832m)은 누구나 한번쯤은 넘어봤을 만한 고갯길이다. 그러나 정상 부근에 수놓은 철쭉물결을 눈에 담은 사람은 많지 않다. 옛 대관령휴게소(상행선) 뒤편의 시멘트 도로를 따라가면 KT중계소가 나오는데, 그 주변이 모두 철쭉밭이다.

다른 철쭉 명산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철쭉꽃 자체의 빛깔은 가장 선명하고 화려하다. 특히 동틀 무렵 붉은 철쭉밭 위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면 가슴이 벅차오르는 감동이 밀려온다. 차량을 이용해 갈 수 있기 때문에 어린아이와 함께 해도 좋다. 5월 15일 전후 절정의 아름다움을 뽐낸다.

철쭉 명산에서 제주 한라산을 빼놓으면 섭섭한 일이다. 5월 중순부터 개화를 시작하는 이곳은 만세동산, 영실, 선작지왓, 장구목, 왕관릉, 윗세오름 등에서 대규모의 철쭉 군락을 형성한다. 그 중에서도 5월 하순에서 6월 초순 사이에 만개하는 윗세오름과 선작지왓 일대의 철쭉밭 풍광은 압권이다. 어디를 가도 꽃길이요, 눈 돌리는 곳마다 꽃밭이다.

한라산에는 4개의 등산코스가 있다. 그중 어리목과 영실 쪽으로 오르내리는 코스는 비교적 산행이 쉽고 소요시간도 짧아 가장 많은 등산객들이 이용한다. 그러나 이 코스를 이용하면 한라 산 정상은 밟을 수 없다. 대신에 해발 1500~1700m의 만세동산, 윗세오름, 선작지왓 일대에 형성된 철쭉 군락을 감상할 수 있다. 올해 철쭉제는 5월 21일에 열릴 예정이다.

봄의 정점을 노래하는 철쭉의 ‘몸부림’이 일상에 지친 사람들을 산으로 들로 초대하고 있다. 누구와 함께 해도 좋다. 철쭉과 함께 하는 순간 자연의 일부가 된다. 봄 향연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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