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희의 Moview] 그저 그런 재료 버무려 맛 좋은 비빔밥 된 ‘전국노래자랑’

입력 2013-04-2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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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이경규가 제작한 영화 ‘전국노래자랑’이 베일을 벗었다. 감독이나 주연배우 이름보다 제작자 이름이 먼저 나올 수밖에 없는 비운(?)의 영화 ‘전국노래자랑’은 ‘이경규 영화’라는 편견만 빼면 그럴 듯한 작품이다. 이경규가 영화에 비운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단지 그가 개그맨이고, 연출했던 영화 ‘복수혈전’이 개그 소재로 자주 이용됐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적당량의 편견만 덜어내면 꽤 괜찮은 맛을 내는 영화 ‘전국노래자랑’이 5월 1일 개봉된다.

초반에서 중반까지, 영화는 뻔한 듯 보인다. 전국노래자랑을 둘러싼 출연자들의 사연이 산만하다 생각이 들 정도로 여러 사람의 사연을 따라감으로서 주인공이 전달해야 할 희로애락을 잃은 분위기였다. 그러나 중반을 넘어서면서 전국노래자랑 본선이 시작되자 이야기는 달라졌다. 그저 신파적으로 울릴 줄만 알았던 개개인의 사연은 웃음으로 승화했다. 또 노래에 집중함으로써 일순간에 흥을 몰고 오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 아내 미애(류현경)에게 얹혀살면서도 가수의 꿈을 버리지 못한 봉남(김인권), 동료 직원 동수(유연석)를 좋아하는 현자(이초희),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보리(김환희) 등 전국노래자랑 무대에 오르는 각기 다른 사연의 본선진출자들이 영화를 보는 내내 친근하게 바짝 다가와 있다.

‘전국노래자랑’은 전형적인 B급 영화다. 국내 키치문화를 대변하는 싸이와 그의 노래 ‘챔피언’이 영화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영화의 키치적 완성도를 고려한 탓일지는 몰라도 메인 테마곡 역시 싸이와 콤비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유건형에게 받았다. ‘전국을 뒤집어 놔’는 서울 광화문을 중심으로 촬영한 뮤직비디오로 극 말미 흥을 최고조로 끌어 올렸다.

김해시 전국노래자랑 출연자를 둘러싼 꿈에 대한 이야기 ‘전국노래자랑’은 그저 그런 재료들을 잘 버무려 맛있는 비빔밥으로 만들어 낸 작품이다. 냉장고에서 싸늘하게 식어가기만 할 것 같은 재료가 얼마나 맛있는 음식으로 거듭났는지는 극장에서 확인하면 될 일이다. 단, 쓸데없는 조미료인 ‘편견’은 덜어 놓고 시식에 임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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