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동산담보대출 사실상 개점휴업

입력 2013-04-23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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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금감원이 실적 공개 하지말라 지시"

부동산 담보가 부족한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지원을 위해 시행된 동산담보대출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자가 적어 대출을 늘리기 쉽지 않고 담보물 관리 및 사후 처리시스템 등 제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탓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산담보대출을 실시하고 있는 20여개 은행들은 올해 동산담보대출 실적이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8월 금융감독원은 중소기업이 보유한 기계, 재고자산, 농수축산물 등을 담보로 한 동산담보대출을 도입했다. 당국의 지속적인 대출 확대 요구로 지난해 말 동산담보대출 실적은 당초 목표액(2000억원)의 두 배 수준인 3485억원(1369개 업체)을 기록,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올 들어 3달간 은행권 평균 대출실적은 은행별 차이는 있지만, 100억원 이내로 올해 목표(1조8000억원)에 크게 못 미칠 전망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초반에 실적이 반짝 증가했지만 지금은 대출이 거의 없다”며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동산 가치의 절반 수준을 인정받는 은행권 동산담보대출보다 가치를 90% 이상 반영하는 사채시장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금감원이 (동산담보대출 활성화를 위해) 실적을 언론에 공개하지 말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재고자산 등은 제외하더라도 농축산물은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향후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기 힘들다”며 “담보물 관리 시장은 물론 경매사이트가 시급히 구축되야 한다” 고 말했다.

담보물 처리 경매사이트는 자산관리공사가 당초 지난해 말까지 구축키로 했으나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자산관리공사는 현재 시스템을 개발 중으로 올해 8월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지만 금융당국은 올 하반기 보험사와 저축은행까지 동산담보대출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은행권 영업점 경영실적평가(KPI)에 동산담보대출 취급 실적을 반영키로 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일단 확대하고 보자는 전형적 전시행정”이라며 “경영평가에 실적을 반영하면 상환능력 검토를 소홀히 하게 돼 대출부실화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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