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오락가락 세무행정, 한쪽은 상주고 한쪽은 매들고- 구성헌 시장부 기자

입력 2013-04-10 11:25 수정 2013-04-10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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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은 상(賞)을 주더니 한쪽은 채찍을 때리고.

세무행정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모범 납세자라고 치켜세우더니 한순간에 탈세기업으로 지목해 세무조사에 나선 것이다.

병 주고 약 준 기업은 동서그룹. 9일 증시에서는 국세청이 지난 4일부터 동서, 동서식품 등 동서그룹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련주들이 몸살을 앓았다.

동서그룹은 세무조사를 받는 기업들이 매번 그렇듯 정기적인 조사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언론에 보도된 내용은 단순 세무조사가 아니었다. 오너 일가가 대주주로 있는 계열사가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이익을 올린 내용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본다는 것이다. 특히 동서그룹을 더욱 긴장하게 만든 것은 이번 세무조사가 박근혜 정부 들어 불법 증여 의혹이 있는 기업에 대한 첫 번째 세무조사라는 점이다.

문제는 이번 조사대상 기업 중 하나인 동서식품이 지난 3월 납세자의 날에 관세청으로부터 정부산업포장을 수상했다는 사실이다. 동서식품은 납세의무를 성실히 이행해 관세행정 발전에 기여했다는 공로를 인정받았다.

한달 만에 납세 모범기업이 세무조사 대상 기업으로 전락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납세 모범기업은 일선 세관에서 추천하고 관세청의 최종 심사와 승인을 거쳐 선정된다. 그만큼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럼에도 관세청이 동서식품에 모범 납세자상을 수여하는 것을 보고만 있었다. 일선 업계에서도 제기됐던 문제를 파악하지 못했든지 아니면 그같은 문제를 알고도 수상되는 과정을 방관했던지 두 가지 경우 중 하나다. 세무당국의 양축중 한곳은 상을 주고 한쪽은 뒷조사를 하는 촌극이 벌어진 것이다.

세무당국의 오락가락 행정은 비단 이번 경우뿐만 아니다. 모범 납세자상을 받은 지 얼마 안 된 기업이나 연예인의 탈세 혐의가 적발되는 예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박근혜 정부 들어 세무당국의 할 일이 많다고 들었다.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건 세무행정의 신뢰를 세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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