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생선 좋아해서 해수부 장관? - 하유미 산업부 기자

입력 2013-04-05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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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해놓고 잊어버렸네요.”, “거기까지는 잘 모르는데요.”, “글쎄요….”

선생님의 질문에 대한 학생의 답이 아니다. 지난 2일 진행된 윤진숙 해양수산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장면이다. 시종일관 ‘무지’에서 비롯된 답이다. 장관 후보자로 발표된 이후 40여일 간의 준비기간을 거친 뒤 나온 답변이라 더욱 놀랍다.

윤 후보의 자질 논란이 거센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를 ‘모랫속의 진주’라고 극찬했다. 하지만 국민들은 ‘백지 진숙, 몰라요 진숙, 까먹 진숙’ 등의 낯 뜨거운 별명들을 붙였다.

윤 후보는 ‘생선 반찬을 좋아해서 후보에 올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쯤되면 후보의 도덕성 문제가 아니라 자질과 역량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단계다. 5년 만에 어렵게 부활한 해수부는 해양강국을 바라는 국민의 열망이 담겨있는 부처인만큼 머리를 싸매고 고민해도 모자랄 것이다. 그러나 후보자는 기초적인 질문에 답변조차 못하고 웃음으로 모면하려 했다.

해수부 부활과 함께 기대감에 부풀었던 해운업계도 후보자의 자질 문제 논란에 크게 실망한 상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악의 상황인 해운업계는 지난해부터 해수부 부활 얘기가 나오자 큰 기대를 걸었다”며 “여러가지 정책을 통해 힘을 실어줘야 하는 장관 후보자가 너무나 아는 게 없어 정말 한숨 밖에 안나온다”고 가슴을 쳤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해수부 자체의 존재 이유에 대한 의구심도 든다. 해수부는 없어졌다가 다시 생긴 만큼 다른 부처와의 협의 관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못할 경우 해운업계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예산 확보는 물론, 정책 추진조차 난관에 부딛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영화를 좋아한다고 문화관광체육부 장관이 될 수 없듯, 생선 반찬을 좋아한다고 해양수산부 장관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부처일수록 ‘수장’의 역량은 너무나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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