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공의료, 돈벌이 사업으로 봐서는 안된다 - 박엘리 사회생활부 기자

입력 2013-04-05 10:54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예전엔 공공병원에 가는 것이 자랑할만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후진 병원’으로 전락했다. 보건복지부 평가 2년 연속 최우수 응급의료기관으로 선정됐던 진주의료원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진주의료원의 적자가 한 해 30억~40억, 지난해말 누적 부채가 279억원에 이른다는 이유로 폐업을 강행했다.

자본주의의 잣대로 보면 적자는 반드시 문제가 있기에 발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공공의료를 수행하는 ‘병원’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한 재밌는 통계가 있다. 공공의료기관을 찾는 환자 중 저소득층 의료급여 환자가 20~30% 가량인데 이들을 고스란히 건강보험 환자로 바꾸니 재정 적자가 흑자로 바뀌는 것이었다.

공공병원이 적자라는 말은 병원이 수익사업을 하지 않고 환자유인을 하지 않으며 돈이 되지 않는 노숙자나 의료급여 환자를 더 많이 받았다는 것일 수도 있다. 당연히 진료 수입이 적으면 인건비 비용 비중이 높은 기형적 구조일 수 밖에 없다.

만약 적자를 이유로 폐업을 한다면 최고의 종합병원인 서울대병원도 폐업해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서울대병원에서 운영하는 어린이병원은 연간 100억대 적자가 나지만 국가 보조 등으로 유지되고 있다.

공공병원들이 경영 개선이 되지 않는 이유는 돈이 되지 않는 ‘필수의료’를 하라고 해놓고 비용문제는 도와주지 않고 ‘알아서하라’고 하기 때문이다.

국가가 소유하는 공공병원을 더 늘리자는 얘기가 아니다. 시장 논리에 맡겨진 사적의료시장이 얼마나 왜곡돼 있고 그것의 해결책으로서 공공 의료를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에 대해 이제 치열하게 논쟁해야 할 때가 왔다.

공공병원 보고 국민을 상대로 장사하라고 할 순 없지 않은가. 관심도 못 받고 갈 곳없는 사회적 약자들을 국가가 돌보지 않으면 그들의 원망을 다 어떻게 받을 것인가.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민희진 "음반 밀어내기 권유 사실…하이브에 화해 제안했다"
  • "제발 재입고 좀 해주세요"…이 갈고 컴백한 에스파, '머글'까지 홀린 비결 [솔드아웃]
  • 부산 마트 부탄가스 연쇄 폭발…불기둥·검은 연기 치솟은 현장 모습
  • "'딸깍' 한 번에 노래가 만들어진다"…AI 이용하면 나도 스타 싱어송라이터? [Z탐사대]
  • BBQ, 치킨 가격 인상 또 5일 늦춰…정부 요청에 순응
  • 트럼프 형사재판 배심원단, 34개 혐의 유죄 평결...美 전직 최초
  • “이게 제대로 된 정부냐, 군부독재 방불케 해”…의협 촛불집회 열어 [가보니]
  • 비트코인, '마운트곡스發' 카운트다운 압력 이겨내며 일시 반등…매크로 국면 돌입 [Bit코인]
  • 오늘의 상승종목

  • 05.31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4,775,000
    • +0.29%
    • 이더리움
    • 5,338,000
    • +1.25%
    • 비트코인 캐시
    • 647,500
    • +1.57%
    • 리플
    • 726
    • +0%
    • 솔라나
    • 232,700
    • +0.26%
    • 에이다
    • 630
    • +0.48%
    • 이오스
    • 1,133
    • -0.53%
    • 트론
    • 158
    • +0.64%
    • 스텔라루멘
    • 149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85,250
    • -0.93%
    • 체인링크
    • 25,790
    • -0.04%
    • 샌드박스
    • 613
    • +1.1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