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천장을 부숴라]아내·엄마라서?… 선택의 순간 그들은 도전을 택했다

입력 2013-04-0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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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성 리더들의 외침, ‘선택의 순간’에서 ‘도전의 기회’로

여풍(女風)이 불고 있다. ‘우리의 권리를 찾자’는 세계 여성 리더들의 날카로운 외침에 보이지 않는 장벽인 이른바 ‘유리천장’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사회에 진출한 여성들의 최대 고민은 남성에 비해 ‘포기해야 할 게 더 많다’로 모아진다. 알 수 없는 무언가가 항상 이들을 괴롭힌다. 결혼을 하고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많은 것들이 짓누른다. 결국엔 사회적인 고정관념을 억지로 위안 삼아 ‘포기’를 선택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최근 여성들의 활동 범위가 넓어진데다 여권(女權) 증진을 위한 각계의 노력이 더해지면서 정점에 올라선 이들의 성공담이 줄을 잇고 있다.

이들의 공통된 관점은 여성이 누릴 수 있는 ‘선택의 자유’다. 여성이기에 감당해야 할 어쩔 수 없는 ‘선택의 순간’을 새로운 ‘도전의 기회’로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페이스북의 2인자로 꼽히는 셰릴 샌드버그 COO(최고운영책임자)가 최근 자서전을 통해 “여성들이여, 두려워하지 말아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비춰지고 있다.

◇‘일과 육아’ 딜레마 깬 ‘펩시’ 인드라 누이= 비대해진 몸집으로 경영위기를 맞은 펩시콜라 제조업체 펩시코는 1995년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었다. 인력 감축과 패스트푸드 부문 분리, 외식사업 매각 등 뼈를 깎는 듯한 고통이 뒤따랐다. 정상화를 기반으로 5년 뒤에는 과감한 인수·합병(M&A)을 통해 스포츠 음료 시장에 진출하는 등 사업 다각화를 시도했다. 2006년 펩시코는 최대 경쟁사였던 코카콜라를 제치고 시가총액 1위에 올라섰다. 만년 2등의 설움을 한 방에 떨쳐내는 순간이었다.

당시 펩시코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새로운 펩시코의 산파 역할을 한 사람은 검은 눈의 인도 여성인 인드라 누이 회장이었다.

누이 회장은 틈만 나면 직원들에게 “일보다는 가족을 먼저 생각하라”고 말한다. 펩시 직원이기 전에 한 아이의 부모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웰빙을 최고 가치로 삼고 ‘가족이 먹는 건강한 음료를 만든다’는 그의 경영 철학과도 일치한다.

두 딸을 둔 누이 회장은 업무 중 어떤 상황에서도 자녀에게 전화가 오면 주저없이 받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직장과 가정 사이에 생길 수 있는 딜레마에서 벗어나기 위한 그녀만의 철칙이다.

▲지난해 한국 협력사 관계 증진과 광고 사업 점검차 방한한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진=뉴시스)
◇50억 달러 매출 ‘미다스의 손’ 샌드버그= 현대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여성 리더로는 샌드버그 페이스북 COO가 거론된다. 현재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샌드버그는 미국 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기업인으로 손꼽힌다.

샌드버그는 수익 모델 부재로 어려움을 겪던 2008년 마크 주커버그가 직접 영입한 인물이다. 당시 구글 부사장이었던 그녀는 페이스북으로 자리를 옮긴 지 2년 만에 막대한 광고수익을 벌어들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페이스북을 미국 나스닥 증시에 상장시킨 주인공이기도 하다.

샌드버그는 전 세계 10억명에 달하는 페이스북 이용자를 주목했다. 이들의 개인정보와 다른 이용자들 간의 관계를 분석한 맞춤 광고를 내놨다. 특히 광고를 본 이용자들이 쉽게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기업과 네트워크를 연결해 모바일 수익시장의 반향을 일으켰다.

페이스북은 이러한 광고수익에 힘입어 지난해 50억9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2011년 대비 37%나 껑충 뛴 수치다.

샌드버그는 최근 자서전 ‘기울이기: 여성, 일과 주도하려는 의지(Lean In: Women, Work and the Will to Lead)’를 통해 자신의 경험에 빗대 두려움을 밀어내는 방법을 기술했다. 그녀는 저서에서 “두려움은 여성들이 직면하는 여러 장벽의 아래에 있다”며 “능력을 개발할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지 말고, 열정을 가지고 깨기 위해 도전하라”고 말했다.

◇코리안 여풍당당, 재계의 유리천장을 깨다= 한국 사회의 여성들은 외국과 다른 사상·문화적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하지만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유리천장이 깨지고 있어 주목된다. 이들은 매 순간 공격적이고도 진취적인 선택을 하며 여성의 강점을 100% 활용했다.

삼성그룹은 지난 연말 역대 최대인 12명의 여성 임원을 발탁했다. 이는 “여성도 사장까지 가야한다”는 이건희 회장의 ‘여성인재 중용론’이 반영된 결과다. 특히 이영희 삼성전자 부사장은 승진 연한을 1년 앞 당겼다. 유니레버, 로레알 출신의 마케팅 전문가로 갤럭시 시리즈의 성공적인 론칭을 이끌며 휴대폰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SK그룹에서는 첫 부사장급 여성 임원이 배출됐다. 강선희 SK이노베이션 지속경영본부장 겸 이사회 사무국장이 주인공이다. 강 부사장은 법조계에 몸 담아오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근무하기도 했다. 2004년 상무로 SK그룹에 합류할 당시, 화려한 이력과 정유회사 첫 여성 임원이라는 점이 화제가 됐다.

한편 헤드헌팅 전문기업인 유니코써어치에 따르면 국내 100대기업의 여성 임원 수는 올해 처음으로 100명을 넘어선 114명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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