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맛 본 스타 감독과 어깨 편 스타 배우

입력 2013-03-2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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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감독ㆍ배우들 할리우드 성적표

미국 할리우드에 진출한 국내 스타 감독들이 흥행 참패의 쓴맛을 봤다. 향후 한국 배우와 감독들의 할리우드 행에 적신호가 켜지는 게 아닐지 우려될 정도다. 그동안 간간이 있어 왔던 배우들의 할리우드행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국내 영화계를 이끌어왔던 유명 감독들의 할리우드 성적표는 실망스럽다. 특히 홈그라운드인 한국에서의 성적은 더욱 형편없는 수준이다. 이에 비해 감독들의 할리우드 진출을 견인한 스타들의 성적은 조금 나은 편이다. 감독과 스타의 할리우드 진출의 명암을 점검해 봤다.

▲(사진 왼쪽부터) 김지운 감독, 박찬욱 감독, 배두나, 이병헌.

◇잘나가는 한국 감독, 할리우드에서는 ‘음매 기죽어’

김지운, 박찬욱 감독은 국내 굴지의 감독으로 연출작마다 영화 관객의 큰 호응을 받은 스타 감독이다. 각자 독보적인 색채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흥행 면에서도 밀리지 않는 성적표를 받아든 인물들이다. 그러나 미국 할리우드에서의 성적은 시원치 않다.

김지운 감독의 ‘라스트 스탠드’는 미국 개봉 당시 첫주 박스오피스 10위로 출발했다. 이는 국내 영화계에서 예상했던 것보다도 한참 뒤처진 성적으로 그마저도 개봉 2주차에는 16위로 주저앉았다. 여기에 비하면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지난 1일 미국에서 개봉된 이후 주말 박스오피스 극장당 수익 1위를 기록했다. 미국에서 작은 상영관을 시작으로 흥행 상황에 따라 점차 개봉관을 늘려가는 롤아웃 방식으로 개봉한 ‘스토커’는 첫주 LA와 뉴욕, 보스턴, 시카고 등 주요 7개 도시에서 개봉해 극장당 수익 총 2만2686달러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그 결과 현재는 상영관을 94개관으로 확대하는 등 미약했던 시작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는 올리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두 감독 모두 한국 내 성적은 그야말로 참패 그자체다. 지난달 21일 개봉한 ‘라스트 스탠드’는 19일 현재 국내 누적 관객 6만6698명에 그쳤다. 지난달 28일 개봉한 ‘스토커’ 또한 37만1348명의 관객 동원을 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심영섭 영화평론가는 “국내 관객들에게 이 두 작품은 무국적 영화에 불과하다”며 “김지운, 박찬욱 감독의 독특한 특성이 할리우드라는 촬영 현장을 만나면서 희석될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두 감독의 스타일리시한 면모를 볼 수 없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결과는 홍콩 감독들도 마찬가지였다. 많은 해외 감독들이 할리우드에 진출해 평범한 작품을 만드는데 그쳤다. 감독 스스로가 지극히 국제적인 스타일을 가졌다면 가능하겠지만 보통의 감독들은 각기 제 국적의 나라에서 교육을 받았고, 가치관 또한 그러하기 때문에 그것이 전 세계 시장에서 통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움닫기 단계에 접어든 스타들의 할리우드행

“‘지.아이.조’ 촬영 당시 신인 수준의 대접에 중도 하차를 고려했다” ,“내 영화를 보고 나를 캐스팅한 게 아니라 도쿄돔에서의 팬미팅 영상을 보고 캐스팅했다고 하더라.”

톱스타 이병헌이 지난 18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서 털어놓은 할리우드 진출 초기의 심경이다. 그만큼 한국 배우에 대한 할리우드의 인식은 연기력보다 아시아권에서의 흥행을 노린 인기에 편승하는 데 그쳤다. 같은 이유로 장동건·전지현·정지훈·배두나 등이 할리우드에 진출한 국내 스타들이다.

전지현과 장동건이 각각 ‘블러드’와 ‘워리어스 웨이’로 세계시장에 도전했지만 흥행과 인지도 모두를 잡지 못했다. 이에 앞서 한국 배우들에게는 불모지나 마찬가지였던 할리우드에 진출했던 박중훈 역시 영화 흥행과 인지도를 잡는 데 실패한 바 있다.

앞선 배우들의 실패에 반해 정지훈이 주연을 꿰차고 고난도 액션을 선보인 ‘닌자 어쌔신’은 미국 내 개봉 첫주 박스오피스 4위로 출발해 2000개가 넘는 상영관을 잡는 등 흥행에 성공하며, 한국 배우의 할리우드 진출에 고무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 올해 초 개봉해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워쇼스키 남매 감독의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에 출연한 배두나는 연기력 면에서 합격점을 받으면서 할리우드의 주목을 받은 인물. 여기에 개봉을 앞두고 있는 ‘지.아이.조2’의 이병헌에 대한 평가는 전편과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이처럼 인기에만 편승하지 않고 한국 배우들의 연기력을 보기 시작한 할리우드가 향후 국내 배우의 행보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다 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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