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열광시대]머문자리 아름다운 ‘착한 캠핑’이 뜬다

입력 2013-03-2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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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호화 장비경쟁ㆍ음식물 쓰레기 ‘눈살’… ‘클린 마운틴’ 캠페인 등 자정노력도

“아빠, 우린 안가?”

한 캠핑브랜드 광고카피다. 짧지만 의미전달이 명쾌하다. 당장이라도 캠핑을 떠나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기업들의 ‘캠퍼 모시기’ 경쟁이 뜨겁다. 캠핑용품 관련 업체는 물론 자동차회사와 지방자치단체도 ‘캠퍼 모시기’ 경쟁에 합류했다.

‘캠퍼 모시기’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자동차회사다. 캠핑 장비를 차에 싣고 떠나는 오토캠핑에서 가장 중요한 장비는 자동차이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자사고객을 대상으로 매년 캠핑대회(페스티벌)를 열고 있다. 강원 망상에서 개최되는 이 행사는 캠핑장을 무상으로 제공, 참가자와 가족에게 호평을 얻고 있다.

각 지자체에서도 캠핑 관련 이벤트가 봇물이다. 전남 고흥은 맑고 깨끗한 자연환경을 토대로 캠핑메카로의 부상을 꿈꾸고 있다. 최석남 전남도청 관광정책과 차장은 “전라남도에는 현재 33개의 캠핑장이 있다. 이를 책자로 만들어 캠핑·등산동호회 회원들에게 배포하고 있다”며 “최근의 캠핑 붐으로 지자체도 숨통이 트였다. 숙박시설을 갖춘 5개의 캠핑장은 예약도 안 될 만큼 인기”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캠핑과 함께 다양한 레저를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캠핑상품도 생겼다. ‘캠핑+자전거’ ‘캠핑+래프팅’ ‘캠핑+카약’ 등이 그것이다. 캠핑장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자전거, 래프팅, 카약 등 자신의 취향에 맞는 레저를 즐기는 것이다.

이처럼 기업과 지자체의 ‘캠퍼 모시기’ 경쟁으로 인해 캠핑인구는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캠퍼의 증가는 환경훼손이라는 혹독한 결과를 낳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일본에서 잡지사 기자로 일하고 있는 모테기 히로유키(38·도쿄)씨는 수년 전 한국의 캠핑장을 취재하러 왔다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강원 영월의 한 캠핑장을 찾은 그는 초호화 장비와 과도한 상차림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모테기씨는 “캠핑이라기보다 파티에 가까웠다”며 “파티를 즐기기 위해 캠핑장을 찾는다는 게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부분의 캠퍼들은 파티를 방불케 하는 과한 상차림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평상시엔 밥과 국, 몇 가지 반찬이 전부지만, 야외만 나갔다하면 너나 할 것 없이 진수성찬으로 바뀐다는 것. 모닥불에 바비큐파티는 기본이고 생선회에 고급 양주와 와인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다.

캠핑 이벤트 대행업체인 레프트컴 김진학 국장은 “차려진 음식이 많을수록 남은 음식 해결이 문제”라며 “기름진 음식물 쓰레기, 거기에 세제를 활용한 설거지 양도 많아지기 때문에 환경오염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고가 의류와 장비 경쟁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경기도 분당에 사는 이정열(33)씨는 과거 캠핑마니아였지만, 지금은 캠핑에서 눈을 돌렸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타인들의 의류·장비와 비교되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타인은 의식하지 않고 나에게 필요한 장비와 의류를 갖추면 되지만, 나 혼자만의 의지로는 극복하기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김진학 국장은 “미국·일본 등 선진국은 캠핑을 즐기되 환경훼손을 최소화하는 ‘착한캠핑’을 생활화하고 있다”며 “서양인들은 육류가 주식이지만, 캠핑장에서는 샌드위치와 소시지, 베이컨 등 간편식을 주로 먹는 등 합리적이고 친환경적인 캠핑을 즐긴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국내도 일부 캠핑카페가 앞장서 ‘착한캠핑’을 실천하고 있다. ‘산에 인간의 흔적을 남기지 말자’를 모토로 활동하는 네이버 캠핑카페 ‘클린마운틴’이다. 이 카페에는 약 9000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을 만큼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김국장은 건전하고 유쾌한 캠핑을 오랫동안 즐기기 위해서는 “모닥불은 피우더라도 흔적을 깔끔하게 제거하고, 기름진 음식을 피하며, 도시락은 자신(가족)이 먹을 만큼만 준비하는 것이 좋다”며 “1회용품 사용, 세제를 사용한 설거지 등은 가급적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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