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직접투자 증가는 국내 생산 및 노동생산성에는 긍정적 영향이 있지만 국내 설비투자와 고용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김태정 선임연구원과·이정익 전문연구원은 17일 이 같은 내용의 ‘우리나라 고정투자에 대한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체가 해외직접투자를 1% 증가시킬 경우 국내 제조업 종사자수는 0.01%, 설비투자는 0.08% 정도 감소했다. 반면 생산은 0.13% 증가하고 노동생산성은 0.02~0.04% 정도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 연구원은 “해외직접투자가 국내 생산과 수직적 연관관계를 유지하면서 이뤄지고 국내 산업구조의 고도화에 기여하고 있지만 국내 투자 및 고용을 대체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해외직접투자의 가파른 증가가 국내투자 및 고용여건의 급격한 악화를 초래하지 않도록 국내 투자여건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또 국내 설비투자가 제조업에 편중됐다고 지적했다. 2008~2010년의 주요국 투자의 업종별 구성비를 보면 설비투자에서 제조업과 서비스업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54.0%, 38.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각각 25.2%, 57.9%)에 비해 제조업 편중 정도가 매우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설비투자가 서비스업에서 상대적으로 저조하게 이뤄짐에 따라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 노동생산성 격차를 확대시켰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투자가 제조업에 편중되지 않고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으로 유입되도록 해 업종 간 균형성장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라”고 제안했다.
이 밖에도 보고서는 국내 고정투자 증가율의 장기적인 하락 추세는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으로 진단했다. 다만 최근 투자부진이 심화된 것은 경기 요인에 더해 경제내 불확실성이 증가하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