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가 강세를 이어가면서 3차 ‘달러 패권시대’가 올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경기부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세계 경제회복을 주도하면서 달러에 대한 매수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지난 2월 실업률은 4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하락하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경기 낙관론 속에 미국 다우지수는 12일(현지시간) 8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주식시장의 강세 등 달러 자산에 대한 매력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달러의 상승 재료로 작용할 전망이다.
달러가 올들어 강세를 이어가면서 무역에서 상대국의 점유율로 가중한 평균환율을 의미하는 무역가중환율(trade-weighted basis)은 지난 5주 동안 4.5% 상승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같은 기간 엔을 비롯해 유로와 파운드화 가치는 모두 약세를 면치 못했다.
컬럼비아매니지먼트의 니콜라스 피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미국이 다른 선진국보다 빠르게 진흙탕 속에서 빠져나오고 있다는 것이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통해 국채를 사며 달러를 풀고 있지만 달러 가치 하락보다는 상승 쪽에 무게를 두는 전문가들이 대부분이라고 FT는 전했다.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은 이론적으로 국채가격을 올리고 금리를 낮추게 된다. 이는 달러에 대한 매력을 떨어뜨리는 것이지만 현재 시장 상황은 다르다는 지적이다.
마크 챈들러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 글로벌 외환전략 책임자는 “최근 달러의 강세는 금리 차이에 의한 성장 차이라는 설명이 가장 적합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과거의 사례를 내세우며 3차 달러 지배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힘을 얻고 있다.
1980년대 초반과 1990년대 중반 두 차례의 달러 패권시대가 있었으며 당시 모두 금리 상승과 역내 경제 개선에 비해 달러 가치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됐을 때가 ‘스타팅 포인트(starting point)’였다고 FT는 분석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가늠할 수 있는 달러 인덱스는 지난 2001년 고점에 비해 세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셰일가스 정책도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면서 결과적으로 달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피퍼 매니저는 “‘셰일 혁명’은 달러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면서 “외국인들에게 달러가 더욱 매력적인 자산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역가중환율(trade-weighted basis)
무역 가치에 대해 해외 통화와 자국 통화의 가치를 가중치로 계산하는 환율로 상품 수출의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