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맨으로 산다는 것은]증권맨의 고백 "영업 실적없어 퇴사 생각 간절"

입력 2013-03-12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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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환경 금융위기 때보다 더 어렵고, 테마주ㆍ삼성 독주에 자괴감만 쌓여

# 대형 증권사에 다니는 증권사 지점 영업맨 A씨(46세)는 요즘 아내 얼굴을 볼 때 마다 한숨이 절로 나온다. 8세 자녀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교육비는 더 늘었지만 업황 악화를 이유로 회사가 성과급을 20%나 줄였기 때문이다.

증시 거래대금이 6년만에 최악으로 내려 앉으면서 증권맨들도 우울한 봄을 맞이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3조6749억원으로 2007년 3월 3조1491억원 이후 5년 1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증시가 활황이던 2011년 4월 유가증권시장 하루 평균 거래대금 9조1990억원 규모보다 60% 정도 감소한 수치다.

증시 거래대금이 이처럼 최저치를 밑돌면서 영업일선에서 뛰는 현장 영업맨들의 고충도 크다.

대형 증권사에 다니는 영업맨 B씨(39세)는 이 달 들어 ‘외근 영업조’로 뛰고 있다. 인근에 있는 다른 증권사 지점이 통폐합 되면서 유출 되는 고객들의 계좌를 한 개라도 더 유치하기 위해서다. 꽃샘 추위와 싸우며 고객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노력중이지만 일주일 넘게 그가 유치한 계좌는 한 개도 없다.

B씨는 “거래대금이 늘어야 약정 수수료로 지점 직원들이 먹고 사는데, 증시 거래대금이 금융위기 때보다 더 부진하니 막막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영업환경이 어렵워지면서 십 수 년 열심히 일한 직원들에게 과도한 캠페인이나 약정을 요구하니 살 맛이 안난다”고 토로했다.

그는 코스피가 최근 2000포인트를 돌파했지만 삼성전자 등 일부 전기전자업종 위주로만 개별종목 장세가 두드러지는 점도 고객들의 주식 거래를 외면하게 만드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B씨는 “정치 테마주 등 일부 테마주와 삼성전자 독주 장세로 진행되다 보니 대다수 고객들이 상대적 박탈감에 빠져 아예 매매조차 안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며 한탄했다.

B씨는 아내가 당분간 형편이 나아질 것 같지 않다면서 동네 마트에 아르바이트를 나갈 뜻을 비쳐 억장이 무너질 판이다.

또 다른 증권사 영업맨 C씨(41세) 는 최근 퇴사를 심각히 고려중이다. 하지만 과거처럼 넉넉한 위로금을 받을 수 없는 처지이기 때문에 회사가 권고한 약정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C씨는 “캠페인과 실적 압박은 심하고 고객 계좌엔 손 댈 수 없으니 진짜 자기매매라도 해서 약정 목표 수준을 맞춰야 하는지 심각하게 고민중”이라며 막막해 했다.

그는 또 “자문형 랩이나 펀드 등 금융상품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뚝 끊긴 지 이미 오래”라며 “소형 증권사 영업직원들은 과도하게 자기매매를 하거나 물타기를 해 손실이 큰 폭으로 늘어나 위기에 내몰린 경우가 크게 늘었다는 얘기도 돈다”고 귀띔했다.

그는 최근 자기매매에 손 댔다가 실패한 증권맨들의 잇딴 자살 소식을 들을 때마다 퇴사 생각이 간절하다고 토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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