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전민정 정치경제부 기자 "새 정부 출범, 로드맵대로 되고 있다고?"

입력 2013-02-07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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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새 정부 출범 시계가 늦어도 너무 늦어지고 있다. 정부 조직개편도, 국무총리·장관 인선도, 국정과제 수립도 더디다. 박 당선인도, 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작업 속도도 이른바 ‘만만디 스타일’이다.

정부조직법 개편안 공포가 정부 출범보다 4일 늦었던 5년 전과 비교해도 늦은 편이다. 박 당선인의 취임까지 20여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국무총리 인선과 조각 일정이 차례로 순연되고 있어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의 장관들이 함께 첫 국무회의 자리에 앉는 불편한 현실이 벌어질 것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예상된다.

내각 인선이 지각 신세를 면치 못하자 국정과제 수립일정 마저 차질을 빚고 있어 새 정부의 정상적인 출범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인수위는 6일 분과별 입법추진계획 보고에서 고용복지 분과, 정무 분과 등 일부 분과가 시한을 지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 정부의 로드맵을 그릴 국정목표나 과제마저 제대로 만들지 못한 상황에서 국정 업무에 정상 착수하기 어려운 것은 불보듯 뻔하다.

문제는 우리나라 안팎 상황이 이런 ‘만만디 정부출범’을 봐줄 정도가 아니라는 점이다. 새 정부 출발 신호와 동시에 북핵 위기와 경기침체 등 악재 극복과 대선 공약 이행에 가속 페달을 밟아야 한다. 하지만 시간에 쫓기듯이 조각 작업이 이뤄지면 정부 각료들이 국정철학을 이해할 시간조차 부족해 국정과제 추진 동력을 잃을 수도 있다.

이처럼 새 정부 출범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지만 인수위는 “우리 로드맵대로 잘 되고 있다” 며 딴소리를 한다. 장관급 인사청문회도 야당의 협조만 있다면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 낙관한다. 하지만 야당이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해 단단히 벼르고 있는 상황이어서 인수위의 생각은 아전인수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새 정부 명칭을 ‘박근혜 정부’로 명명한 데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앞으로 5년간 ‘짐은 곧 국가다’라고 말한 프랑스 절대군주 루이 14세처럼 국가를 통치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은 아닌지 심히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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