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파워엘리트 50인]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소신 굽히지 않는 경제통… 새 정부 요직 물망

입력 2013-01-15 15:15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새누리당 이한구(66·4선) 원내대표
새누리당 이한구(66·4선)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처럼 ‘원칙’과 ‘소신’을 지키는 몇 안 되는 정치인 중 한 명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자유시장경제’의 기본 원칙에 위배되면 그의 입에서 “Yes”라는 단어는 기대하기 힘들다. 재정건전성을 해치는 포퓰리즘 공약엔 여야를 막론하고 쓴소리를 가했고, 정부 실정도 과감히 비판해왔다.

박 당선인의 ‘경제교사’로 불리는 그는 대선 과정에선 박 당선인에게 성장정책과 재정분야를 조언했다. 박 당선인의 대선 공약을 입안하던 중 ‘경제민주화’를 내세운 김종인 전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마찰을 빚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자신의 뜻을 관철시켰다. 글로벌 경제 악화와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현 국면에서 성장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일자리 창출이나 경제민주화 실현이 요원하다는 그의 논리가 승리한 셈이다.

이런 이유로 그가 박근혜 정부에서 경제수장을 맡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박 당선인으로부터 큰 신뢰를 받고 있는 데다 실물·거시경제에 있어 누구보다 해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 재무관료로 고속승진하다 숙정… ‘경제전문가’ 인정받아 정계입문 = 이 원내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공인회계사로 활동하다 1969년 행정고시(7회)에 합격, 공직에 진출했다. 재무부 핵심 보직인 이재과장 등을 거치며 10년간 공직생활을 했다.

그가 옷을 벗은 건 김종인 전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무관치 않다. 1980년 전두환 정권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재무분과위원이었던 김 전 위원장은 당시 공직자들에 대한 ‘숙정’ 작업 속에 이 원내대표 등 재무부 공직자 몇몇의 숙정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속승진하던 이 원내대표는 ‘인사 질서를 어지럽힌 사람’이라는 이유로 강제퇴직 당했다. 이는 대선과정에서 경제민주화를 두고 양보 없는 기싸움을 벌였던 두 사람 간 악연의 시작이었다.

전두환 정부가 숙정 공무원 등에 대해 2년 간 민간기업 취업제한 조치까지 내리자 이 원내대표는 유학길에 오른다. 미국 캔자스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과정을 밟으며 자유시장경제를 배웠다. 그러던 중 당시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 눈에 띄면서 귀국 후 대우그룹에서 회장비서실 상무이사, 대우경제연구소 사장을 지냈다.

그는 2000년 16대 총선을 통해 정계에 입문했다. 당시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이회창 총재는 ‘참신한 경제전문가’ 수혈을 원했고 이 원내대표가 적임자로 낙점돼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그는 4선에 오르기까지 경제전문가로서 왕성한 의정활동을 벌였다. 당에선 정책실장과 정책위 부의장을 거쳐 두 차례 정책위의장을 역임한 뒤 지난해 5월 원내대표에 선출됐다. 17대 국회 투자활성화 및 일자리창출 특위 위원장, 18대 예산결산특위 위원장도 지냈다.

국정감사에서도 그의 활약은 두드러져 해마다 각종 단체들이 선정하는 국감 우수의원에 이름을 올렸다.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이던 2010년엔 각각 보수, 중도, 진보 성향의 국감 평가 3대 시민단체들로부터 모두 우수의원으로 선정돼 ‘국감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여당의원인데 너무하다”는 피감기관의 하소연에도 그는 ‘미스터 바른소리, 경제실정 저격수’를 자임하며 깐깐함을 잃지 않았다.

◇ 2004년 朴과 당대표-정책위의장 호흡… 2010년 ‘경제교사’ 발돋움 = 박근혜 당선인과 가까워지기 시작한 것은 17대 국회부터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건으로 위기를 맞았던 한나라당의 구원투수로 나선 박근혜 당시 대표는 이 원내대표를 정책위 의장에 지명했다. 잘 알던 사이는 아니었던 만큼 그의 초선시절 의정활동과 주변인들의 평판 등이 고려된 인사였다는 후문이다.

박 당선인과 이 원내대표는 대표-정책위의장으로 호흡을 맞추며 열린우리당이 추진한 국가보안법 폐지 등 이른바 ‘4대 개혁입법’을 ‘4대 악법’으로 규정하고 60일 간 장외투쟁을 하며 막아냈다.

이런 과정에서 박 당선인의 신뢰를 얻은 이 원내대표는 박 당선인과 지역구(박 당선인은 대구 달성, 이 원내대표 대구 수성갑)처럼 가까운 관계를 이어나갔다.

‘박근혜 경제교사’ 별칭이 붙기 시작한 건 박 당선인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상임위 활동을 함께 했던 2010년 즈음이었다. 당시 이 원내대표는 박 당선인이 기재위 회의장에서 ‘찾아가’ 인사를 건네는 유일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원내대표는 그해 말 출범한 박 당선인의 싱크탱크 국가미래연구원에 재정·복지분야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현역 국회의원은 이 원내대표 뿐이었기에 다른 친박(친박근혜) 의원들로부터 부러움과 질시를 동시에 받았다.

그는 원내대표에 오른 뒤엔 박 당선인이 승리로 이끈 19대 총선의 공약 이행을 총괄했다. 대선을 앞두고는 경제민주화 내용과 방향을 둘러싸고 김종인 전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정면 충돌했지만 이 원내대표가 판정승했다는 평가다. 박 당선인은 ‘나와 이한구 중 택하라’는 김 전 위원장의 압박 속에서도 이 원내대표의 주장처럼 성장 중심으로 공약 무게추를 조금씩 옮겼다.

특히 박 당선인이 지하경제 양성화로 증세 없이 복지재원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이 원내대표가 과거 줄기차게 강조해온 것과 일맥상통한다. 이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선출 직후 본지와 가진 인터뷰 등에서 “집권하면 반드시 지하경제를 획기적으로 줄이겠다. 이는 대선공약으로도 내놓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평소의 지론이 대선 공약으로까지 이어진 것. 이 원내대표가 향후 국정운영에 참여해 현실화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항상 화가 나 있는 야구 팬들, 행복한 거 맞나요? [요즘, 이거]
  • 지난해 '폭염' 부른 엘니뇨 사라진다…그런데 온난화는 계속된다고? [이슈크래커]
  • 밀양 성폭행 가해자가 일했던 청도 식당, 문 닫은 이유는?
  • '장군의 아들' 박상민, 세 번째 음주운전 적발…면허 취소 수치
  • 1000개 훌쩍 넘긴 K-편의점, ‘한국식’으로 홀렸다 [K-유통 아시아 장악]
  • 9·19 군사합의 전면 효력 정지...대북 방송 족쇄 풀려
  • 단독 금융위 ATS 판 깔자 한국거래소 인프라 구축 개시…거래정지 즉각 반영
  • KIA 임기영, 2년 만에 선발 등판…롯데는 '호랑이 사냥꾼' 윌커슨으로 맞불 [프로야구 4일 경기 일정]
  • 오늘의 상승종목

  • 06.0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7,353,000
    • +0.94%
    • 이더리움
    • 5,264,000
    • -0.02%
    • 비트코인 캐시
    • 657,000
    • +0.84%
    • 리플
    • 731
    • +0.69%
    • 솔라나
    • 232,200
    • +1.66%
    • 에이다
    • 636
    • +1.27%
    • 이오스
    • 1,115
    • -1.59%
    • 트론
    • 159
    • +0.63%
    • 스텔라루멘
    • 147
    • -0.68%
    • 비트코인에스브이
    • 86,200
    • +0.88%
    • 체인링크
    • 24,550
    • -1.33%
    • 샌드박스
    • 635
    • -0.6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