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용의 머니전쟁] 확률과 기댓값

입력 2013-01-15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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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은 흔히 “모의투자(가상투자)에서는 엄청난 수익률을 올리는 데 실전투자에서는 언제나 손해만 본다”고 하소연한다.

실전 투자심리가 작용한 결과다. 직접 돈을 걸고 하지 않는 게임에서는 보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보다 많은 돈을, 보다 긴 시간 동안 투자할 수 있다. 반면 실전에서는 주관적인 투자심리가 크게 반영되고 적은 돈을 아주 짧게 투자하는 경향이 많다. 이런 투자 패턴은 손실이 가져다주는 정신적 충격이 같은 크기의 이익에서 오는 만족보다 2.5배 크다는 심리학적 분석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익과 손실에서 오는 기댓값이 비대칭적이기 때문에 손실에 대한 두려움이 의사결정에 더 크게 작용해 과감한 베팅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런 두려움은 “상승 종목은 곧 하락할지 모른다”고 생각해 일찍 팔아 치우고, 주가가 하락한 종목은 손실 확정에 따른 고통이 두려워 지나치게 오래 가지고 있게 된다. 물론 그 결과는 끔찍한 투자 실패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확신에 대한 편향(confirmation bias) 역시 투자자들의 투자 실패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이는 한번 결정을 내리면 그 결정을 지지하는 정보만을 취하고 반하는 정보는 배척하는 투자심리다. 결국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게 된다.

이처럼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의 방향을 맞추고 싶은 충동을 이겨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 건 최면에 빠지기까지 한다. 돈을 버는 것보다는 자신의 결정이 얼마나 옳았는지를 입증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쓴다.

현명한 투자자는 자신과 다른 의견을 이해하는 데 많은 시간을 쓰도록 훈련해야 한다. 만약 각종 데이터가 자신과 정반대 의견을 지지한다면 기꺼이 자신의 의견을 수정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댓값에 대한 개념을 확실히 이해해야 한다. 기댓값은 상승 종목을 알아맞히는 적중률과 베팅한 투자금액으로 결정된다. 적중률이 높아야 할 뿐만 아니라 투자금액도 커야만 기댓값이 커진다.

주식 투자는 물론 경마, 도박 등과 같이 확률이 지배하는 세상에서는 단기적인 결과보다는 의사결정 과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하지만 말처럼 실천은 쉽지 않은데 결과는 객관적인 반면 과정은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훌륭한 과정은 장기적인 성공에 이르게 하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베이브루스(Babe Ruth)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홈런타자인 동시에 ‘삼진왕’이기도 했다. 홈런을 때린 숫자보다 훨씬 더 많은 삼진을 당했다. 투자의 세계도 마찬가지다. 삼진이라는 실패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홈런이라는 큰 성공이 더 중요하다. 열린 마음으로 정보를 객관화하는 한편, 투자실패에는 두려움을 이겨내고 본인 앞에 다가오는 기회를 살려내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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