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민의 골프區 경제洞] 골프장의 ‘한해 농사’ 준비

입력 2013-01-08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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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농사를 마친 골프장들이 ‘농한기’에 들어갔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 회원사 265개 골프장 중 46개 골프장은 일정기간 휴장 계획이다.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3개월 이상 쉬는 곳도 있다.

휴장기간에는 임직원들이 교대로 휴가를 다녀온다. 시즌 중 반납했던 주말·휴일을 몰아서 쉬는 셈이다. 모처럼 한숨을 돌리며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시기다.

그러나 골프장의 한해 ‘농사’는 겨울철 비시즌에 달려 있다. 물론 겨울은 내장객이 크게 준다. 휴장하지 않더라도 한파가 몰아치거나 폭설이라도 내리면 개점휴업이다. 당연히 매출은 기대할 수 없다. 시즌 중 벌어들인 돈으로 ‘농한기’를 버텨야 하는 처지다.

대부분 골프장은 동절기 전에 한해를 마무리하는 의미에서 회원들을 초청해 골프대회를 개최한다. 대회 규모는 골프장마다 차이가 있지만 제법 성대하게 치른다. 이 대회를 끝으로 골프장은 동계관리나 휴장에 들어간다.

코스 리노베이션과 시설물 보수·점검을 위해서다. 골프장으로서는 그동안 북적이는 고객으로 인해 미뤄두었던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우선 폭설과 잔디동해 방지를 위해 제설장비를 챙겨야 한다. 수목에는 동해방지 피복과 잠복소(해충 피난소)를 설치하고, 페이어웨 잔디는 25㎜ 이하로 깎지 않는다. 푸른 잔디가 올라오는 5월 초까지는 어떻게든 버텨야 하기 때문이다. 답압(잔디를 밟는 일)이 많은 티잉그라운드와 그린 주변에는 이엉을 깔아 추위를 견딜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기간을 활용해 임직원 교육과 워크숍·세미나를 개최하는 골프장도 있다. 또 타 지역 골프장과의 정보교류와 벤치마킹을 하거나 해외 골프장과 자매결연을 체결하기도 한다.

어떤 골프장은 전 직원과 캐디들이 모두 모여 집체교육을 실시하기도 한다. 경영진은 ‘1년 농사’를 면밀히 분석·계획해야 한다. 특히 최근에는 골프장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경영진의 고민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각종 마케팅 계획도 이 시기에 입안된다. 내장객 유치와 변화된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요금정책의 대수술이 필요하다. 그에 따른 전산시스템과 인력조정도 뒤따라야 한다.

이만하면 “골프장 ‘1년 농사’는 동절기에 결정된다”라는 말이 결코 과장은 아님을 알 수 있다. 골프장의 동절기를 운동선수에 비유하면 동계훈련이다. 운동선수는 동계훈련 성과에 따라 한 시즌 성적이 좌우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동절기에 거듭나려는 의식을 가진 골프장은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휴장=휴식·휴가’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물론 휴식도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의 처절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는 일이 더 중요하다.

지난해 골프계 이슈 중 하나는 ‘회원제 골프장의 개별소비세(이하 개소세) 감면’이었다. 그러나 회원제 골프장과 퍼블릭 골프장은 이견만 확인했다. 결국 개소세 감면은 불발됐다. 문제는 양 측 모두 자구노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집단이기주의적인 의견만 내세웠다는 점이다.

다시 원점이다. 운동선수들은 동계훈련을 통해 옥석이 가려진다. 동절기를 잘 보낸 운동선수는 반드시 좋은 성적이 뒤따른다. 골프장도 마찬가지다. 스스로 혹독한 겨울을 보낸 골프장은 내장객이 먼저 알아본다. 명문은 그렇게 탄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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