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밖 이재용 부회장 승진… 재계는 해석 분분

입력 2012-12-05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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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 브리핑에 나선 이인용 삼성미래전략실장(사장)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5일 실시된 삼성그룹의 사장단 인사는 다소 의외의 요소가 많았다. 실적부진으로 당초 대대적 문책 인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던 금융 계열사의 경우 삼성자산운용을 제외하고는 CEO 교체가 없었다. 오히려 삼성생명 박근희 대표이사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또한 미래전략실이 팀장의 상당수를 교체하며 일신할 것이라는 관측도 이상훈 전략1팀장(사장)만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기며 적중하지 않았다.

그러나 가장 예상이 빗나간 것은 이재용 사장의 부회장 승진이다. 그의 부회장 승진은 올해 초부터 예상된 바 있지만, 대선정국과 함께 경제민주화와 반 재벌 정서가 강하게 부상하면서 승진시기를 내년으로 미룰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이건희 회장이 일주일에 두번 서초사옥으로 출근하고 일년에 100일 가까이 해외 출장을 하는 등 활발한 경영활동을 하고 있는 만큼, 이 회장의 뒤를 잇기 위한 경영권 승계작업이 급한 것도 아니다.

그러나 삼성은 이재용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며 과감한 정면돌파에 나섰다. 그의 승진은 이건희 회장과 최지성 미래전략실장 등 일부 최고위층 만 알고 있을 정도로 극비에 붙여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다 보니 그의 승진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삼성과 CJ와의 갈등이다. 삼성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부친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과 1조원에 달하는 상속재산 분할 소송을 진행하면서 CJ와 극도로 불편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지난달 19일 이병철 선대회장 추모식도 시간을 달리해 따로 치르고, 선영 진입로 통과를 놓고도 신경전을 벌이다가 결국 이재현 CJ회장이 추모식에 불참한 것은 두 그룹 간 감정의 골을 확인할 수 있었던 사례다.

이맹희씨가 선대회장의 장남인 만큼, 아들인 이재현 CJ 회장은 장손이다. 선대회장의 제사도 CJ가에서 치르고 있다. 삼성은 “범 삼성가라는 단어는 없다”라며 CJ그룹과 선을 그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후일 적통성 문제를 염두에 두고 이재용 부회장의 지위를 이재현 CJ 회장 수준으로 격상시킨 것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또 다른 관측은 경제민주화 등 반 재벌 정서와 정치권의 움직임이 오히려 부회장 승진 인사를 불러왔다는 것. 대외적인 시선을 감수하고 무리한 승진 인사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때 역으로 승부했다는 것이다. 어려울 때 공격적으로 나서는 이건희 회장의 스타일이 이번 인사에 크게 작용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 회장은 경영환경이 어려울 때 더 많은 투자를 하는 과감한 선제 대응과 잘 될때 위기를 논하며 경각심을 주입하는 독특한 스타일로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은 다른 사람보다 한 발짝 더 먼저 생각하는 데다가 과감한 결단성까지 갖고 있는 인물”이라며 “CJ와 갈등 등 다양한 요소들이 이번 인사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특히 이재용 사장의 부회장 승진은 아직 인사를 발표하지 않은 다른 그룹들의 2, 3세 승진 인사 여부에 연쇄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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