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용의 머니전쟁] "흑자 전환의 함정"

입력 2012-12-05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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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을수록 눈에 보이는 것만 믿고 투자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주식투자에서 눈에 보이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바로 실적이다. 장사를 얼마나 잘했고 잘 운영했는지를 기준으로 그 기업을 평가하는 것은 당연하다. 주식은 실적을 기반으로 움직인다. 사람이 아니라 기업 가치를 보고 기업의 미래에 투자하는 만큼 돈 잘 버는 기업의 주가 역시 잘 오른다.

기업 실적이 흑자전환(이하 흑전)했다면 기대심리 반영에 따른 주가 급등 역시 당연한 수순이다. 흑전은 단순한 현재 상태라기보다 현재를 기준으로 한 수익을 말한다. 회사 자금을 까먹고 있던 기업이 이제는 수익을 내는 구조로 바뀐다는 뜻이다.

그동안 적자로 저평가됐던 주식이 단번에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당한 투자 메리트가 있어 보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흑전에 따른 기대감만으로 주식투자를 하기에는 상당한 위험이 있다. 특히 코스닥의 경우 회계상으로 일회성 비용 처리와 매출에 있어서 어느 정도 합법적으로 회계 장부를 수정할 수 있다. 분식회계까지는 아니더라도 들어온 돈과 나간 돈, 그리고 여러 비용을 밀고 당기면서 한 분기 성과를 흑자로 바꿀 수 있다.

따라서 보고서만 믿고 그 기업의 상황이 나아졌고, 이제는 적자에서 탈피해서 실적 개선 기업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예단하면 오산이다.

비단 코스닥 소형주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대형우량 기업 역시 방식은 조금 다르지만 자칫 실적 착시현상을 불러 올 수 있고, 실제 사례도 꽤 많다.

분기보고서상 시장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는 순이익을 냈지만 매출이 부진한 기업들이 생각보다 많다.

해당 기업들은 인력 감축과 투자 축소 등 과도한 비용절감을 통해 이익을 늘렸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게 맞다. 매출 부진은 물론 소비위축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매출 증대 없이 이익이 늘어나기 어렵다는 점에서 미래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가 드는 건 당연하다.

기업들이 비용절감이라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의미로 현시점에서 재무제표상 실적은 좋을 수 있지만 비용절감이 미래 순이익의 원천이 될 수는 없는 만큼 장기적 수익성 확보가 어렵다고 봐야 한다.

또 다른 관점에서 보면 장기 성장성을 갖추기 위한 목적의 일회성 비용 발생으로 실적이 좋지 않다면 오히려 저가에 좋은 종목을 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흑전이라는 단어 자체만 보고 덥석 매수에 나선다면 두고두고 문제가 될 소지가 많다. 주식은 분명 실적에 기반하지만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났다고 무조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주식에 대해 잘 모른다면 차라리 이미 지속적으로 실적이 안정된 기업 들 가운데 향후 실적이 더욱 좋아질 가능성이 있는 종목을 찾는 편이 훨씬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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