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건익 복지부 차관, 작심한 듯 정치권에 ‘직격탄’

입력 2012-11-30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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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건익 복지부 차관의 직설적인 언행이 구설에 올랐다.

발단은 손 차관이 지난 28일 계동 복지부 대회의실에서 ‘30년 공직생활의 반성과 성찰’을 주제로 열린 5급 이상 직원들과의 대화 자리에서 국회와 직능단체를 강하게 성토하면서부터다.

이번 대화는 4개의 실별로 돌아가며 열리는데 이날 처음으로 기획조정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강연에서 손 차관은 “국회의 선심성 공약으로 인해 앞으로 신구세대 간 갈등이 급격히 커질 것”이라면서 “정치권이 갈등 해소를 돕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증폭시키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이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모 의원 등이 툭하면 복지부에 철학이 있는 거냐고 따져 묻는데 자신과 의견이 다르면 철학이 없는 것이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장관과 마찬가지로 나도 국회에서 무상교육을 두 차례나 반대했었다”며 “0~2세 영유아는 보육시설이 아니라 가정에서 자라야 한다는 철학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직능단체와 대립할 때 자중지란을 일으키는 전략을 쓰라”, “대한의사협회와 대한한의사협회 등에 대해서도 이런 식으로 하고 있다”는 등의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30년 동안 공직에 몸을 담아온 손 차관이 이렇듯 직격탄을 날린 까닭은 현재 복지부가 처한 상황에서 유추할 수 있다.

복지부는 국회와는 여야가 합의한 전면 무상보육을 정부가 폐기·번복 했다는 이유로, 의료계와는 포괄수가제 도입으로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그는 후배 공무원들의 업무자세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국회든 단체든 함께 일을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던 것이라는 게 이날 참석한 복수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손 차관은 과거에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개편을 주장하고 포괄수가제를 반대하고 있는 대한의사협회를 겨냥해 “의협이 장관 만나려 떼쓰려 한다”, “노환규 의협 회장은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사람” “성숙하지 못한 의협” “리베이트, 의사 인생 걸어라”라는 등의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대한의사협회와 대한한의사협회는 손 차관의 자질을 문제 삼으며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이 나라 보건의료는 국민 건강을 위해 살신성인하는 공무원에 의해 움직인 것이 아니라 마음에 들지 않으면 막말을 내뱉고 국회나 직능단체도 아무 거리낌 없이 이간질시키는 자들에 의해 움직인 것이 증명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문이 일자 복지부는 “연말을 맞아 후배 공직자들과 공직생활 경험을 공유하고 노고를 격려하는 자리였다”며 “보건복지 행정을 둘러싼 복잡다단한 상황 속에서 국민을 위해 전문적 식견을 바탕으로 소신을 갖고 업무에 임해야 함을 당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손 차관의 발언에 대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실 관계자들은 “장관 발언이 아니고 차관 발언이며 비공식 장소에서 나온 이야기이기 때문에 조금 더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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